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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관련주' 논공행상 시작, 금융투자업계는 '시큰둥'

대부분 시총 1000억 미만 종목 "직접 참여 안 해도 테마 편입"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3.01.31 10:23:32

[프라임경제] 30일 우주로 날아오른 나로호가 1, 2차 교신에도 성공하며 궤도에 안착했다. 2009년 8월과 이듬해 6월 두 번의 발사 실패 이후 세 번째 도전 만에 이룬 쾌거다.

본격적인 우주시대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 앞에 주식시장에서는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업체들을 놓고 논공행상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쎄트렉아이(099320) 등 주요 관련주들이 시간외거래부터 일제히 상한가에 진입했으며 투자자들은 이들 중에서도 '대장주'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나로호 관련주, 코스닥서 독주

31일 개장 직후 '나로호 관련주'는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독주하는 양상이다. 쎄트렉아이, 한양이엔지(045100), 한양디지텍(078350), 비츠로테크(042370), 비츠로시스(054220) 등이 모조리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들 종목은 과거에도 나로호 발사 성공 여부에 따라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움직여왔다.

   
쎄트렉아이의 지난 5년 간 주가 추이. 2008년 10월 8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후 나로호 발사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오갔다. 회사는 나로호의 위성시스템 관련 부문에 참여하며 주요 관련주로 편입됐다. ⓒ네이버 증시
쎄트렉아이의 경우 지난 2008년 10월 8000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1차 발사 일정이 확정될 즈음인 이듬해 4월 6만2000원대까지 급등한 바 있다. 2차 발사마저 실패로 돌아간 이후 2011년 8월 1만2000원까지 밀렸던 주가는 지난해 8월 3만원대를 회복했다 최근에는 2만원대 초중반에서 매매가가 형성됐다.

비츠로테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2009년 5월 장중 1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5000원대 후반~6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한양이엔지와 한양디지텍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들 업체가 나로호 발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관심사다. 정부가 "오는 2021년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3단 발사체(한국형 발사체·KSLV-2)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향후 8년 동안 정책적 수혜가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로우주센터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10년에 걸친 나로호 제작과 발사에는 국내 150여개 민간기업과 45개 대학, 연구소들이 참여했다.

주요 기업으로는 대한항공(003490)이 조립과 발사시험을 담당했고 한화(000880)가 킥모터와 추진기관 등 나로호 상단에 탑재된 고체연료 로켓을 제작했다. 두산중공업(034020)과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페어링과 탑재부 등 상단부(2단 기체구조) 제작을 맡았으며 현대중공업(009540)이 발사대 시스템 공사를 책임졌다. 삼성테크윈(012450)과 한국화이바 등도 각각 터보펌프와 복합재 구조체 제작을 맡았다.

코스닥 시장 내 '나로호 관련주' 중에서는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경우도 있지만 개발 업체의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 등도 적지 않다.

쎄트렉아이는 위성시스템 개발과 관련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나로호 발사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비츠로테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소형 위성발사체 개발 사업을 함께했으며 나로호의 고압터보펌프와 엔진 등 추진계통 분야 개발을 맡았다.

이에 비해 한양이엔지와 한양디지텍은 나로호에 탑재된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및 공급을 담당한 한양네비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에 이름을 올렸다. 한양네비콤이 비상장사인 탓이다. 비츠로시스는 비츠로테크의 자회사로 관련주에 편입됐다.

◆금융투자업계 "섣부른 분석 안 한다"

시장의 분위기는 뜨거운 반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나로호 관련주에 대해 심드렁한 반응이다. 오히려 '추격매수 자제' 주문과 함께 개별 기업 분석도 하지 않겠다는 쪽에 의견이 쏠려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리서치센터 고위 관계자는 "분석할 거리 자체가 없다"며 "나로호 발사를 둘러싼 경제 효과 등 구체적인 숫자들이 보도되고는 있지만 관련주들에게 얼마나 직접적인 수혜가 돌아올지 수치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싸이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을 때도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개별 기업 분석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며 "나로호 테마와 관련해서도 수치화 할 데이터도 없는데다 일시적인 현상에 가까워 구체적인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분석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로호 테마주에 낀 종목들이 대부분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코스닥 종목들로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요동쳤었다"며 "최근 관심은 건강한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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