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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네이버vs다음…포털 양대산맥 투자 매력 승자는?

시가총액 10배 불구 주가 격차는 2배, 지분구조·매출 비중도 달라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3.01.25 12:57:17

[프라임경제] "아침잠이 검실검실 낀 눈을 뜨기도 전 머리맡을 더듬어 스마트폰을 집는다. 밤새 확인 못한 카톡 메시지를 꼽아보고 인터넷 포털 앱(App)에 접속해 주요 뉴스를 '눈팅'한다. 실시간 검색어까지 훑어보면 적어도 오전치 수다거리는 챙긴 셈이다."

'눈 뜨자마자 망설임 없는 (컴퓨터)부팅'은 이제 옛말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보편화되면서 국내 포털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부동의 최강자 네이버(NHN·035420)와 2인자 다음(Daum·035720)의 불꽃 튀는 경쟁은 스마트폰을 무대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시장 생태계가 바뀌면서 두 거대 기업의 입지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NHN이 여전히 압도적인 시장성을 자랑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두 기업 모두 시가총액이 조단위에 달하는 대형 상장사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잇속 계산도 빠르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네이버, 통합 검색 점유율 및 매출액 압승

현재 시장은 사실상 NHN의 과점 상태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유선과 모바일을 합산한 웹 검색 토탈(total) 점유율은 네이버가 73.6%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은 16.5%에 그쳤다.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된 모바일(안드로이드폰)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이버가 72%, 다음은 14.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터넷 포털 양대 강자로 꼽히는 네이버와 다음이 유선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 평균 3143만명의 국내 순방문자를 유치했으며 이는 고스란히 회사 매출로 이어졌다. 작년 3분기에만 5915억원의 매출을 올려 같은 기간 1095억원을 기록한 다음에 비해 약 5배 가까이 많은 매출액을 거둬들였다.

매출 구조를 들여다보면 양사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네이버는 키워드 검색 등 검색광고가 전체 매출 비중 중 절반에 가까운 49.7%(2946억3400만원)를 차지했고 한게임 등 온라인게임 부문에서 26.23%(1554억5700만원), 초기화면 배너 등 디스플레이 광고 14.85% 순이었다.

반면 다음은 초기화면 배너 등 디스플레이광고가 49.98%(547억2000만원)로 가장 큰 비중을 채웠고 검색광고는 40.74%(446억원)를 기록했다. 이밖에 게임과 기타(거래형) 매출 비중이 각각 7.01%(76억원), 2.14%(23억5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었다.

방문자수 및 검색 점유율이 높은 네이버에 키워드 광고 집행이 집중된 것에 비해 다음에는 배너광고 및 노출형 광고 집행이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지분구조 '전략적 경영관계vs혈연관계' 차이

24일 종가 기준 두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11조8875억원과 1조3909억원으로 약 10배 정도의 격차가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NHN이 24만원대 초반, 다음이 10만원대 초에 거래돼 상대적으로 격차가 적다.

지난 1년 간 양사의 주가 추이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었다. 업계 1등과 2등주로 실적 및 IT업황 이슈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작년 1월31일 장중 13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다음은 지난해 11월14일 8만3200원까지 하락하며 한 차례 주춤했고 최근 10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NHN은 같은 기간 20만8000원으로 연중 최저치에 머물렀지만 작년 9월28일 29만2500원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24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지분 구조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두 기업 모두 외국인 비중이 절반 이상이지만 NHN은 이해진 의장(CSO·최고전략책임자)를 중심으로 김상헌 대표(CEO)와 이준호 COO(업무최고책임자), 오승환 네이버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그룹 임원들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다음은 창업주인 이재웅 전 대표가 15.47%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어머니 박은숙씨와 이 전 대표의 형제인 이지연, 이주현씨 등이 특수관계인으로 주요주주에 올라있다.

NHN 대주주가 전략적 경영 관계로 엮여 있다면 다음은 혈족 관계로 엮여있는 셈이다. 또한 국민연금이 각각 9.23%, 8.58%의 지분율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부동의 1위 NHN, 모바일 시장도 평정?

기존 유선 인터넷 중심이었던 양사의 경쟁관계가 모바일 기반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분석은 필수적이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유선인터넷 이용량은 전년대비 15.8% 급감했으며 스마트폰 보급 비중은 올해 84.1% 수준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인터넷 이용량이 급격히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다. 
 

   
UV(순방문자수) 기준 네이버와 다음의 방문자수 추이. 네이버는 검색 우위를 기반으로 클럽 서비스 이용자를 확장시켰으며 2007년 이후 이용량까지 다음을 추월해 독점적인 업계 선두주자로 나섰다. (제공-닐슨코리안클릭,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NHN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기존 검색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지위가 모바일 시장으로 연동될 가능성이 높고 △양질의 콘텐츠를 다수 갖췄으며 △최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가입자수 1억명을 돌파하는 등 시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음달 7일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NHN은 전분기 대비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 예상된다. 광고선전비 증가와 이익률이 높은 게임부문에서의 매출 감소 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규제 이슈가 잦아들고 라인을 비롯한 해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NHN이 올해 질적 성장을 거둘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겠지만 올해부터 라인의 게임부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고 국내에서 모바일 광고 매출의 지속적 증가와 검색,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 1위 사업자로서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며 "게임부문 매출액이 줄어들더라도 올해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모두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업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NHN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던 웹보드 게임 관련 규제는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올해부터는 모바일 시장에서의 투자 회수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그중에서도 라인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주목할 만하다"며 "일본에 이어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인터넷 사업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다음은 올해 1월부터 인터넷 광고기업인 오버추어와 결별해 수직계열화에 나선 것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장악력은 여전히 열세라는 평가다.

이승훈 흥국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에 뒤지고는 있지만 모바일 시장에서 NHN의 영향력은 유선 인터넷 시장 못잖게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다음은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에서 불리해 자체 광고 상품 전환으로 인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이 오버추어로부터 독립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성장정체를 극복할 궁극적인 대안은 아니다"라며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다음 모바게' 등 신사업의 흥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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