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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쳤다하면 시너지?" 자회사 합병 러시

경쟁력 강화·비용감소 효과 기대…실적개선 기미 보여야 성공 평가

정금철 기자 | jkc@newsprime.co.kr | 2013.01.25 12:56:37

[프라임경제] 시너지를 노린 기업들의 자회사 흡수합병이 연초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병이 예정된 상장법인이 한 곳도 없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 이들 기업들은 각 업체가 가진 서로 다른 장점을 살려 경쟁력 강화, 비용지출 감소 등 합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애경유화(161000) △STX중공업(071970) △CJ대한통운(000120) △SK브로드밴드(033630) △파미셀(005690) △프롬써어티(073570) △디웍스글로벌(071530) △국제디와이(044180) 등의 업체가 합병을 결정하거나 마무리했다.

특히 이날은 우리금융지주(053000)가 금호종금(010050)을 인수한 후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005940)과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 인수설에 거론된 세 곳의 주가가 모두 위로 솟았다.

우리금융의 금호종금 합병 이슈처럼 투자자들은 단순한 합병 이슈에 휘둘리기보다는 목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향후 합병 이슈가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려면 합병 계획의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애경그룹 화학계열사인 애경유화는 지난 18일 합병비율 1대0으로 100% 자회사인 홍익산업의 흡수합병 작업을 완료한 후 사업경쟁력 강화 및 효율적 경영환경 개선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의 물류계열사로 국내 육상운송·해운항만, 택배 부문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국내 내수물류 선두권인 CJ GLS는 종합물류 부문의 국내 탑티어로 자리매김을 준비하고 있다. 합병 이후 자산규모는 5조5000억원에 이른다.

SK브로드밴드는 입증된 사업성을 갖춘 IPTV(인터넷TV)를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B TV를 운영하는 자회사 브로드밴드미디어를, 파미셀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전략 통합을 목적으로 아이디비켐과 합치게 됐다.

또한 국제디와이는 몰드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건설업체인 국제와, 프롬써어티는 반도체테스터 분야 핵심사업 집중화 및 경영효율성 증대를 꾀하기 위해 노메드테크놀로지와 합병한다.

이와 함께 지난 23일 디웍스글로벌은 교육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평생원격교육 사업체인 스톰에듀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판매업체인 아이엠티홀딩스를 소규모합병 방식으로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케이피에프(024880)는 티엠씨 상장을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기존 주주인 규창파트너스, 남강중공업과 오는 3월경 합병할 계획이다.

   
STX메탈과 STX중공업은 경영효율성 제고 및 수익구조 개선을 노리고 합병했지만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며 신용도 개선에 실패, 주가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긍정적 시너지에 대한 바람으로 합병을 추진하지만 자회사 합병 이슈에 무조건 반색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에는 주목이 필요하다. 지난 16일 STX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17일 거래를 시작한 STX메탈과 STX중공업의 합병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16일 합병 이슈로 6550원을 기록한 후 현재 5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상태다.

STX메탈은 경영효율성 제고 및 수익구조 개선을 바라고 STX중공업과 하나가 됐지만 오히려 차입금 증가와 그룹 재무위험이 부각됐다. 실제 지난 18일 NICE신용평가는 STX중공업의 신용등급을 옛 STX중공업과 같은 등급인 'BBB+'로 제시했다.

이 평가사 박창규 선임연구원은 "옛 STX중공업의 합병으로 회사의 재무지표 수준은 합병이전 대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합병 이후에도 절대적인 차입규모는 회사의 대응수준 대비 부담스런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조선업황의 침체에 따른 업체의 추가적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저하 가능성도 예상돼 향후 차입대응능력은 저조한 수준을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국내증권사 한 연구원은 "업황 침체로 차입금에 대한 부담을 떨치기가 힘들다"며 "합병 전 투자는 합병이 이뤄진 양쪽 모두에 짐이 되는 상황으로 실적개선 모멘텀을 찾지 못한다면 합병은 실패로 귀결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간 주가의 움직임보다는 합병 이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래의 실적개선 모멘텀을 파악하고 구체적 성장 전략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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