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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제국' 붕괴조짐…최대 수혜주vs피해주는 어디?

애플向 부품주 12월 이미 7~25% 선조정 "삼성·LG전자 믿어라"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3.01.24 11:06:24

[프라임경제] 승승장구하던 '애플신화'가 서서히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IT시장 선두주자인 애플이 23일(현지시간) 시원찮은 성적표를 공개한 탓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폰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국내 업체의 선전이 점쳐지고 있지만 애플향 부품을 수출하는 관계사들의 경우 주가 추가 조정 가능성이 적지 않다.

23일(현지시간) 장마감 이후 발표한 1분기(지난해 10~12월) 실적과 2분기(올해 1~3월) 실적 목표치를 발표한 애플은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주가가 10% 이상 빠지는 굴욕을 맛봤다.

◆1분기까지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이 매출액과 아이폰5 판매량 등에서 시장 예상과 엇비슷한 결과를 냈음에도 2분기 매출 목표치가 기대를 밑돈다는 점을 지적했다. 향후 애플의 실적전망이 더욱 어두울 수 있다는 얘기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실적 모멘텀이 과거보다 약해진 것이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23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실적과 2분기 예상 매출 추정치를 발표했다. (자료제공: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애플은 12월 분기 매출액 545억 달러, 주당순이익(EPS·Earning Per Share)는 13.8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549억 달러, 13.53달러에 근접하는 기록을 냈다. 아이폰 판매량도 4780만대로 예상과 엇비슷했고 아이패드의 경우 2290만대가 팔려나가 시장 컨센서스였던 2240만대를 약간 웃돌았다.

하지만 3월 분기 매출액 예상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게 문제였다. 애플은 3월 분기 매출 추정치로 410억~430억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455억 달러에 비해 낮은 것으로 매출 총이익률 역시 37.5~38.5%를 제시해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특히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세우고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차이가 없었다. 수익성이 좋은 아이폰5, 아이패드2 등 고가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아이폰4S, 아이패드 미니에 소비자들이 몰렸다는 뜻이다. 최근 불거진 애플의 성장 둔화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삼성, 혁신 없는 애플의 최대수혜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애플의 성장세가 한 풀 꺾였다는 점에서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애플의 실적 부진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주로 지목되는 가운데 '옵티머스G'를 내세운 LG전자와 윈도우폰 '루미아'로 부활을 선언한 노키아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일례로 애플과 삼성전자의 순이익 격차가 올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4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한때 60% 넘게 벌어졌던 애플과 삼성전자의 순이익 격차는 올해 40% 초반까지 좁혀졌다. 이 증권사는 "내년에는 삼성이 애플과의 순이익 격차를 30%대까지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혁신을 이루지 못할수록 삼성전자는 최대 수혜주"라며 "내년까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애플의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와 삼성향 부품 납품업체에 긍정적"이라며 "반면 애플 부품주의 경우 애플의 실질적인 수요 회복을 이루기 전까지는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과의 순이익 격차가 올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4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한때 60% 넘게 벌어졌던 애플과 삼성의 순이익 격차는 올해 40% 초반까지 좁혀졌다. 내년에는 30%대까지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혁신 없는 애플의 최대 수혜주”라며 “내년까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서 본다면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옵티머스G'로 북미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LG전자와 윈도우폰 '루미아', 저가 스마트폰 '아샤'를 내세운 노키아도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수성했다. 점유율 수치도 1개월 만에 2%포인트 늘었다. 반면 애플은 16%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월대비 3%포인트 줄었다.

◆애플 부품 수출주 "엎친데 덮쳤다"

반면 애플에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수출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현 연구원은 "애플의 실적 부진은 삼성, LG전자에게는 호재지만 애플 관련 부품주에는 부정적인 뉴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 납품이 매출비중의 37%를 차지하는 LG이노텍의 경우 애플의 실적 부진 우려가 불거졌던 지난해 12월 고점 이후 15% 넘게 하락했다.

아이패드 패널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주가하락률이 25.7%에 달했으며 삼성SDI와 SK하이닉스 등도 7%대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약해질수록 이들의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낄 수 있는 탓이다.

그럼에도 이미 상당부분 주가 조정이 이뤄진 만큼 향후 반등 가능성에 기대를 걸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권성률 연구원은 "애플의 실적 모멘텀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주가는 이미 충분히 조정을 받은 상태"라며 "애플의 주가 급락으로 당장 투자심리는 악화되겠지만 조정 후 반등을 모색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 관련주 중에서 가장 낙폭이 컸고 1분기 적자 가능성이 적은데다 올해 2분기 이후부터는 빠른 실적이 기대된다"며 "스마트폰 외에도 대형 LCD 패널 쇼티지에 다른 수혜와 하이엔드 TV 시장에 대한 발빠른 대응 등은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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