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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 창조적 파괴와 소프트 혁신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3.01.18 16:55:59

[프라임경제] 혁신(Innovation)이란 말은 경영에 있어서 언제나 간과할 수 없는 화두일 것이다. 1912년 미국의 경제학자인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제발전론'이라는 책에서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슘페터는 "기술혁신에 의하여 투자수요나 소비수요가 자극되어 경제에 새로운 호황이 나타나게 된다"면서 혁신의 개념을 기술혁신과 함께 기술발전의 도입과 보급되는 과정까지도 포함했다.

창조적 파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다소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창조적이라는 말은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긍정적인 느낌이 들지만, 파괴라는 말은 기존의 것을 무시하고 무엇인가 부정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혁신이라는 것이,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성취할 수 없으며, 창조적인 사고를 통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용어라고 생각한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과거 신년사에서 '자식과 부인을 빼고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수많은 합리적인 이유를 뛰어넘어야 본질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베인&컴퍼니(Bain & Company)라고 하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The Great Eight' 이라고 하는 세계를 바꿀 8가지 전망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그 내용 중에 소프트 혁신 (Soft Innovation)이라는 개념이 소개되었는데, 소프트 혁신과 관련된 시장이 글로벌 인프라, 방위산업, 나노, 기초자원 및 의료건강 시장 등 미래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시장보다도 더 큰 5조 달러 규모에 이른다는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소프트혁신 이라는 것이, 과거에 많이 거론되었던 소프트웨어(Software) 혁명을 말하는게 아닌가했다. 그러나 다시 보면서 소프트혁신이라는 개념이 창조적 파괴로 설명되는 창조적 경성 혁신 (Creative Hard Innovation)과 대비되는 프리미엄 연성 혁신(Premium Soft Innovation)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소프트혁신은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좀 더 고급화, 고부가가치화 하여 소비자의 상향구매 욕구와 취향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만드는 혁신을 의미한다.

창조적 파괴가 매우 통찰력 있고 매력적인 개념이지만, 실제로 기존의 경험과 자원을 파괴하여 제로베이스(Zero Base)에서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도, 항상 바람직한 것도 아닐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로서 과거의 유산과 구태를 일거에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고픈 마음이 들곤 하지만,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좀 더 정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소프트혁신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은 매우 유익한 가이드라인이 아닐 수 없다.

평범하고 단순하여 도저히 차별화가 어려울 것 같은 제품에서도 소프트혁신은 놀라운 시장의 재탄생을 만들어 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이제는 너무나 진부한 사례일수도 있지만 프리미엄 커피시장을 만들어 낸 스타벅스의 경우를 보자.

지난 10년간 1,350억 달러의 규모로 성장한 배경에는 바로 스타벅스가 만들어 낸 프리미엄 커피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과거 다방이라고 불리던 허름한 동네 커피숍은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가 됐다.

   
 
하지만 매장을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잃고 말았는데, 이는 고객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이를 극복하고 스타벅스가 다시 재조명을 받게 된 것은 최근 스타벅스의 창업자인 하워드슐츠가 CEO로 복귀하면서, 매장 늘리기에만 빠져있던 스타벅스를 다시 이전의 스타벅스 고유의 프리미엄 가치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혁신시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프트혁신이 반드시 하이테크 제품이나 고난이도의 서비스가 아니라 가장 단순하고 간단한 제품과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점에도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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