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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그 이름은 외국인투자자

안도랠리에 따라야할 4가지 '외국인 스타일'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3.01.03 08:55:20

[프라임경제] 국내증시에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한 것일까요? 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 지수가 3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203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가운데 추가 상승, 안도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감돌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1월 기준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의 30.8%를 차지한다. 특히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영미계 자금이 52.2%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중동 및 아시아와 서유럽계, 조세 회피지역이 각각 14.7%, 10.4%, 8.1% 순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매일 시황 기사를 작성하다보니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개인과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인데요. 외국인이 사면 개인은 팔고, 반대로 개인이 살 때는 외국인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식입니다. 지난달 총 18일의 거래일 가운데 4일과 28일 단 이틀을 빼고는 모두 개인과 기관이 엇박자를 냈더군요.

외국인의 정보력과 시장분석 능력은 개인의 그것과 비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납니다. 그래서 외국인 매매패턴을 따라만 가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현실은 다른 모양입니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을 '공공의 적' 취급하고 있으며 주가 변동성이 클수록 개인의 '청개구리식' 매매패턴은 더 심해지곤 하니까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아집이 투자를 망치는 길이라고 지적합니다. 시기마다 다르지만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35%로 기관의 15~20% 보다 높습니다.

이들이 엄청난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은 살 때 계속 사고 팔 때는 계속 파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국인 매매 포지션에 따라 지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주체는 외국인 또는 기관이다. 누군가 사면 누군가는 팔아야 시세가 형성되는 게 주가 형성의 원리인데 개인투자자들 상당수는 이들과 반대 포지션에 서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과 기관을 적이 아닌 아군으로 생각하고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결국 개인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국인보다 뛰어난 정보력과 자금력을 갖든지, 아니면 이들의 패턴을 빠르게 읽고 따라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스타일'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가치투자 △성장성투자 △배당수익투자 △단기투자 등이라고 하는데요. 모두 투자전략서적에 한 번쯤 등장했을법한 기초적인 원칙으로 보이네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가치투자는 말 그대로 저평가된 종목을 빨리 사서 주가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외국인의 경우 짧게는 5년, 길게는 50년도 기다리는 뚝심을 보인다는군요.

성장성투자는 어떤 산업이 상대적으로 더 성장할지, 해당 산업 안에서도 어떤 기업이 매출과 이익을 더 많이 낼지 찾아 투자하는 것입니다. 좋은 종목을 고르기 위해 외국인들은 직접 기업탐방을 나서기도 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배당수익투자는 저금리시대에 유리한 투자 스타일입니다. 배당 기대감 때문에라도 주가가 오르기도 하니까요. 다만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를 골라야 하고 외국인의 경우 전기, 가스 등 기간산업과 우량자산주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단기투자는 외국인 중에서도 개인이나 헤지펀드가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시장 흐름에 따라 적절히 치고 빠지는 식인데요. 그러나 보통의 개인투자자와는 좀 다릅니다. 외국인은 기업 가치와 상관없는 돌발 악재에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다고 하네요. 반대로 환율, 유가, 중국 등 특정국가의 특수 기대 등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입니다.

열거해보니 정말 기본적인 투자원칙들이지만 개인의 '외국인 따라잡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는 미지수입니다. 외국인은 대부분 '저가매수-고점매도' 전략을 구사하는데요. 만약 손절매로 보유 물량을 털어내는 경우 대부분은 개인이 이를 받아주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이 '제로섬 게임'인 이유지요.

주식투자하다 패가망신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합니다. 얼토당토않은 루머에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고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못 잡아 원금을 몽땅 들어먹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투자자 스스로 중심을 못 잡은 경우입니다.

"외국인 장난 때문에 내 계좌가 시궁창"이라고 푸념하기 전에 승자의 노하우를 따라가는 겸손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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