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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 이론조론: PC통신에서 UC까지

'통신채널' 통합이 아닌 '협업'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2.11.06 09:46:02

[프라임경제] 80년대 후반, KETEL, HITEL이라고 하는 PC통신에 빠져 밤을 새던 기억이 난다. ‘삐~’하는 모뎀 소리와 함께 접속이 이루어지면서 흑백화면에는 글자가 줄지어서 화면을 채워나갔다. 시내전화 한 통화 값으로 밤새 정보를 검색하고 커뮤니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설레었던 추억은 비단 필자만의 기억은 아닐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단조롭고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에 마음을 몽땅 빼앗겼을까 하는 의아함이 생길 정도이다. 1997년에 개봉된 ‘접속’이란 영화는 이러한 우리의 추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훌쩍 지난 현재에 와서는 UC(Unified Communication)라는 개념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통신을 통합’한다는 의미이다. 즉 과거의 채팅, 이메일, 전화, 팩스, 핸드폰, 메신저 등 수많은 통신수단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개념이다.

기업의 관점에서 고객 또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하나로 통합하면 비용도 효과적으로 절감하고, 기업의 생산성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대화 상대방의 현재 상태(Presence)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룹웨어(Groupware)등과의 연동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여 어떤 통신수단을 통해서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artner에서는 UC를 “개인, 그룹, 조직 간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도구로서 기업의 다양한 통신수단을 사용해 관리, 통합, 제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실 오랫동안 UC는 통신기술의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전화를 중심으로 한 음성통신 분야의 통신사업자들과 네트웍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통신 분야의 IT기업들 간의 간격(Chasm)을 기억하고 있는가?

필자가 십 수년전 국내통신회사에서 외국의 IT회사로 전직하였을 때 느꼈던 생경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현재는 어떻게 되었는가? 이제는 아무도 통신과 정보기술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IP(Internet Protocol)를 기반으로 한 통신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혁신적인 통신의 결합이 이루어졌음은 물론이고,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UC 시장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10여 년 전에 VoIP (Voice over IP)라고 하는 인터넷 망 위에서 음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시작된 기술의 변화는 IPT (IP Telephony)와 IPCC (IP Contact Center) 등의 단계를 거쳐 오늘날의 UC로 탄생하게 되었다. 이렇듯이 UC는 IP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통신수단의 결합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향후 어떠한 통신채널이 추가될 지 확정 짓기 어렵다.

사실 오늘날의 UC는 단순히 통신채널의 통합이 아니라 협업(Collaboration)이라고 하는 다른 비즈니스 어플리케이션과의 통합까지 포함하고 있다. UC를 위해서는 기존의 ERP, Groupware, CRM 등과 같은 비즈니스 데이터와 통합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워크플로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UC는 언제나 미완성이며 진행형이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하며, 기술 이전에 경영과 조직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미 UC의 도입 및 구축과 관련되어 이와 같은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성공적인 UC 도입을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기업의 각 부서와 기능이 결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이 다시금 요구되기도 한다.

고객과의 응대 방법과 절차에도 상당한 변화가 요구된다. 또한 UC를 활용한 조직관리에는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와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가령 직원들과 고객들이 느끼는 과도한 통제와 피로감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C가 가져올 비즈니스 기회와 가능성은 이러한 우려를 쉽게 뛰어넘어 향후의 중요한 성장 동력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한국IDC에서는 2008년 UC시장의 규모를 362억 원이라고 발표하며 2009년 373억원, 향후 5년간 연평균 7.9%씩 성장하여 2013년에는 약 530억원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단 2년이 지난 2010년 다시 발표된 자료에는 2010년에 이미 1000억원의 시장규모이며, 2011년에는 1100억원, 2015년에는 1550억원으로 예측치를 조정했다.

아마도 분명 2012년 현재의 규모는 이미 위와 같은 예측치를 뛰어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율이 2015년에는 2% 수준으로 떨어지고 2030년에는 1%대가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있었지만, UC와 같은 기술혁신은 둔화되고 있는 한국과 세계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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