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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정치인테마주는 왜 ‘개미들의 무덤’이 됐을까?

 

이정하 기자 | ljh@newsprime.co.kr | 2012.09.20 15:10:21

[프라임경제] #. 서울 강남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31)씨. 그는 아침에 주식을 사고 오후에 파는 단타매매로 주식에서 재미를 봤다. 박씨는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 번 몇천만원을 가지고 주식을 시작해 원금의 2배 정도의 수익률을 냈다"고 밝히며 "월급만으로는 목돈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껴 부업으로 주식거래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주식거래가 '작전세력' ,'주가조작' 등의 언론보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경제공부할 겸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정치인테마주에 관련해서는 생각이 좀 다르다. 박씨는 "몇 번 (정치쪽 테마주에) 투자해 봤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빼지도 못하고 큰 손해만 입었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서울대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전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에 대선판도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3자구도로 짜여 졌는데요. 유력후보의 출마선언이 마무리되면서 정치인테마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한 번 쏠리고 있습니다.

19일 안철수 원장의 출마 선언이 곧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주식시장에서 안철수테마주들은 부진한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안 원장이 지분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안철수테마주 안랩은 전일 0.08% 하락했으며, 대주주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래산업은 하한가까지 급락했습니다.

더불어 안철수 관련주로 분류되는 노루페인트(-2.69%), 우성사료(-0.62%), 슈넬생명과학(-2.78%) 등은 하락했습니다. 다만 솔고바이오(3.13%)와 케이씨피드(2.92%) 등은 상승 마감했죠.

안 원장의 출마선언이 달갑지 만은 않은 박근혜테마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가 전일보다 1.01% 하락한데 이어 비트컴퓨터(-2.99%), 보령메디앙스(-1.72%), 아가방컴퍼니(-0.69%) 등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안철수와 아름다운 경쟁을 하겠다"고 밝힌 문재인 후보의 테마주들은 혼조세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들생명과학은 1.66%, 유성티엔에스는 0.90% 상승했지만 우리들제약(1.02%)을 비롯해 바른손도 전일보다 3.09% 상승하며 장을 종료했죠.

언듯보면 출마선언이라는 이슈에도 테마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 같지만 사실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은 기업 실적에 관계없이 급등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는데요.

안철수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의 경우 올 첫거래일인 1월2일에는 497원에 거래를 종료했으나 전일 종가 기준 시가는 7430원이었습니다. 무려 15배가까이 급등한 셈인데요. 미래산업 역시 올초 390원에 첫 거래를 마쳤지만 전일 종가는 1550원으로 4배가량 상승 마감했죠.

급등하는 주가를 바로보며 개인투자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주식을 사들이지만 테마주로 묶인 일부 상장사 경영진은 정치적 이슈에 널뛰한 주식을 처분하며 부당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결국 개미들만 손해를 고스란히 보게되는 셈이죠.

이런 까닭에 정치인테마주은 '개미들의 무덤'이라고 불리곤 하는데요. 금융당국도 여론의 비판에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지 지난 5월부터 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상설조직으로 바꿔 시세 조정세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1억원의 신고 포상금까지 내걸죠.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치인테마주는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도발적인 변수를 일일이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성공 사례를 보기 어렵다"고 경험을 털어놨는데요. 그러나 그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는 한 정치테마주의 기승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결국 개미들의 무덤은 작전세력에 의해서가 아닌 개인 스스로 파고 있는 셈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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