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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 '한국학' 금수문고 국내 첫 청암대 이전

대학총장도 재일교포...차별받은 조선인 연구 귀중한 자료

박대성 기자 | kccskc@hanmail.net | 2012.08.29 17:22:17

   
일제시대 때 발행된 동아일보가 금수문고에 소장돼 있다.
[프라임경제] 재일교포 사업가가 일본에서 운영중인 대표적인 한국학 도서관을 전남의 한 대학에 통째 기증해 미담이 되고 있다.

순천 청암대에 따르면 재일교포 사업가 윤용길씨(72)가 1987년부터 일본 효고현(兵庫縣) 아마가사키시(尼岐市)에서 운영해 온 재일코리안 도서관인 금수문고(錦繡文庫) 소장 2만3000여권을 청암대에 기증했다.

'금수문고'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고국을 떠올리는 '삼천리 금수강산'에서 따왔다는 것이 청암대 재일코리안연구소 정희선 소장의 설명이다.

일본에서의 '금수문고' 설립운동은 1980년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일본 고베와 아마가사키에 사는 재일교포 20여 명이 책을 수집했으며, 1987년 문을 열어 윤용길씨가 사비를 들여 관리해 왔다.

윤씨는 연로한데다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한때 일본의 대학교에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안타까운 사실을 접한 청암대 측이 기증을 요청하면서 한국으로의 이전이 실현됐다.

국내 대학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순천청암대학에 자리하게 된 '금수문고'는 또한 국내 대학 가운데 유일한 재일교포(강명운 총장.65)가 운영하는 대학이라는 인연도 작용했다. 강 총장은 순천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일본 오사카에서 지역 경제인으로 활동했다.

청암대 학술정보센터 6층에 마련된 '금수문고'는 남북한과 일본 각지에서 수집한 각종 도서와 자료 등 2만3000여의 도서와 미술품 등이 망라돼 전시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재일코리안과 관련된 도서를 비롯해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에서 간행한 단행본, 신문, 잡지, 문학작품, 도감 등이 진열됐다.

   
순천 청암대학 '금수문고'를 교수들이 둘러보고 있다.
또 일본 주요 대학에서 발간한 학술지, 각종 사전류 등을 포함한 역사, 예술, 사회과학 등 여러 분야도 잘 정리돼 있다.

특히 김달수, 김석범, 박경식, 이진희 등 대표적 재일역사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집대성 돼 있고, '일본식민지교육정책사료집성', '조선왕조실록' 등과 '조선신보', '통일조선신보' 등 해방 후 발행한 신문과 도자기, 공예품 등 200여점도 포함됐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금수문고' 유치를 기획한 정희선 교수는 "일본의 도서관 장서가 한국으로 기증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재일코리안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절 차별받으며 자리를잡은 재일동포를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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