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블랙아웃과 스마트그리드

 

박찬선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2.08.28 07:34:02

[프라임경제] 최근 잦은 비와 함께 선선해지는 여름 끝을 보이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전국이 불가마와 같이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야간에도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때를 일컫는 열대야가 연속 8일 이상 나타나, 2004년의 최장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는데, 이러다 보니 당연히 전력사용량이 급증했고 예비전력량을 말하는 전력예비율이 5%대로 떨어지는 전력비상사태가 생기면서 ‘블랙아웃’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게 됐다.

블랙아웃(Blackout)은 도시나 넓은 지역의 전기가 동시에 모두 끊기는 최악의 정전상태를 말하는데, 작년 9월에는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 정부는 지역별로 30분씩 전기를 강제적으로 끊는 사상초유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단지 30분간의 정전만으로 은행 현금인출기를 사용할 수 없었고, 교통신호등이 마비되고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양식장의 물고기 등이 폐사했다. 만약 이러한 블랙아웃 상황이 2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금융계, 정유공장과 같은 산업계, 각종 공장 등에는 재앙수준의 사고가 발생하게 되며 그 피해액은 산정하기조차 두려운 수준이 된다고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엘리뇨나 라니냐와 같은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상 이변과 더불어, 설상가상으로 전 세계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경제위기의 이유야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이 유가상승이라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매장량이 점차 고갈되어 감에 따라 가격인상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가격은 오르고, 이에 따라 경제는 침체되며 전기에너지 생산비용은 더욱 오르게 되고 실질적인 에너지 생산량이 감소하게 된다.

그리고 감소된 에너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더욱 더 화석 연료의 채취에 열을 올리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욱 늘어나 지구의 생존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하며 가끔 일어나는 유정과 유조선에서의 사고는 지구 환경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뜨리곤 한다. 이것은 정말 끔직한 악순환의 고리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와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IT라고도 불리는 개념으로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이러한 지능적인 관리를 위해선 기존의 전력산업에 정보기술(IT)가 결합되어야 하므로 스마트그리드라는 개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생산에서 전력배송, 저장, 효율적 사용관리, 전력거래를 위한 기반 등 전력 가치사슬(Value Chain)이 완성돼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 정치인, 공기업, 민간기업, 소비자 모두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협력을 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신재생에너지(New Renewable Energy)는 태양광과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력 등 거의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공해에너지인 재생(Renewable) 에너지와 수소, 연료전지 등과 같은 기존의 화석에너지와는 다른 새로운(New) 에너지로 구성된다.

즉 거의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무공해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감축하지 않으면 인류는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경영자들과 정치인들은 신재생에너지의 에너지효율과 경제성을 이유로 그 도입을 미루고 여전히 화석원료를 발굴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증설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현재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상황으로 인해 다소 빛이 바랜 면이 있지만, 유럽과 중동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일찍 파악하여 막대한 투자와 연구, 지원제도 등을 운영하고 상당한 수준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 더욱 착잡한 마음이 든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건축과 토건으로 나라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고, 석유 에너지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한,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 문제와 경기침체, 실업 등의 위기는 피할 방법이 없다.

   
넥서스커뮤니티 박찬선 부사장
제러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과거 화석연료와 중앙집중형 권력에 의존한 2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사라질 것이며 인터넷과 신재생에너지’가 결합된 에너지 민주화, 경제 민주화가 실현되는 3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단기적인 효율성과 경제성, 정치적 이해관계만으로 에너지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비록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고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분권화되고 수평적인 에너지 민주화가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지고 효율적이지 못하다 할지라도, 중장기적인 비전과 혜안을 갖고 과감하게 현재를 투자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와 인류전체의 공존을 위한 것일 것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