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이철 연세의료원장 "규모의 경쟁 자제하겠다"

'나누는 병원' 비전으로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 만들 것

조민경 기자 | cmk@newsprime.co.kr | 2012.08.22 17:53:08

[프라임경제] "우리나라는 의료전달체계 미비로 인해 의료인력·환자쏠림 현상이 있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세브란스병원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사진)은 22일 의료원장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의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비전으로 '나누는 병원'을 제시했다. '나누는 병원'은 지금까지의 규모의 경쟁을 자제하고 국민들이 세브란스병원을 찾지 않아도 가까운 병의원에서도 세브란스병원 수준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골자다. 

   
 
'나누는 병원' 도약을 위해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것은 '세브란스 1만 병상' 프로젝트다.

이철 의료원장은 "병원을 더 지어 병상을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국 병의원과 맺은 협력네트워크를 대폭 강화해 전국 어디서나 세브란스병원 수준의 양질의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 1만 병상'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3가지 사업도 추진한다.

KT와 함께 추진하는 의료시스템 구축 사업 'H∞H healthcare'사업이 그 중 한가지다. 이 사업은 세브란스병원의 협력병원 236곳과 협력의원 3213곳이 전자차트를 공유해 환자진료를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의사, 간호사 등에 대한 연수강좌, 의료MBA 등 '교육 사업'을 추진 중이며, 협력병원들에 경영·마케팅·서비스노하우 전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병영 경영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의료원장은 "'나누는 병원'을 위한 사업은 국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진행된다"며 "이미 중국 이싱시에 '세브란스' 브랜드를 수축했으며 향후 중국의 다른 지역은 물론 아프리카, 몽골 등 저개발국가에도 제2, 제3의 세브란스병원을 세울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세브란스병원의 글로벌화는 기존 기업들의 글로벌과는 차이가 있다.

이 의료원장은 "기업처럼 이곳저곳에 진출해서 수익을 내는 방법 대신, 세브란스라는 이름으로 그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병원 글로벌화의 모습"이라며 "수익을 목표로 하는 기업과 다른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기존 의료, 제약, 바이오산업을 아우르는 의료산업화에도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기존 환자 진료와 연구, 교육이라는 의료기관 고유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손을 잡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다음은 이철 의료원장과의 일문일답.

-'세브란스 1만 병상' 프로젝트는 기존에 다른 대학병원들이 얘기했던 네트워크 활성화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많은 병원들이 협력병원을 갖고 있지만, 이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핵심은 환자 정보의 공유다. OCS(처방전달시스템), CMR(서면의무기록을 스캐닝해 디지털화된 이미지를 저장하는 시스템) 등을 통한 환자 정보의 공유가 기존 병원들과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일반인 기부를 활성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을 잡고 있는가.
△세브란스병원 자체가 기부와 나눔으로 시작된 병원이다. 경제적인 것만 생각하는데, 재능과 시간도 포함하는 총체적인 나눔이 되겠다. 경제적인 기부를 얘기하자면, 대규모 기부와 소규모 기부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대규모 기부 위주였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소액기부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이 외에도 병원 의료진과 일반인들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재능나눔도 함께 추진할 것이다.

-의료산업화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의료산업화에 대한 예는 신약개발, 의료장비 개발, 국내 기업과 연계하는 방안이 있다. 또한 교수들이 보유한 기술의 특허출원 등도 포함된다. 해외로의 병원수출 산업도 의료산업 일환이며, KT를 비롯한 국내 기업과의 기술이전, 합작회사 출범도 의료산업화의 방법 중 하나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