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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말을 적게 해야 말이 잘 통한다

 

오정근 코치 | ojikojik@naver.com | 2012.07.18 18:25:12

[프라임경제] 회식자리에 가면 직급 높은 상사가 말을 제일 많이 한다. 그가 돈을 내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말하는 사람이 임원인 경우에는 ‘감방처럼 독방 쓰는 덕에, 회식을 통해 밀린 말을 한꺼번에 쏟아낸다’고 한다.

공식적 대화만 이따금씩 해오며 독방을 쓰면서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인간에겐 기본적으로 친화 욕구가 있는데 이걸 해결하지 못하다가 회식자리에서 사람들이 잘 들어주니 물 만난 물고기마냥 마냥 신나는 건 아닐까? 이에 대해 “별로 웃기지 않은데도 어느 때는 내가 과장해서 웃고 있다는 걸 느껴요”하며 말하는 부하도 있다.

같은 사무실 공간에서는 아무래도 서로 대화빈도가 잦다. 그만큼 소통에는 물리적 환경도 중요하다. 상사와 부하가 소통을 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는다고 가정해보자, 누가 말을 많이 하는지. 부하가 말을 많이 하는 부서이면 소통이 매우 원활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회의장에서는 어떨까? 역시 상사주도형이 압도적으로 많다. 왜 그럴까? 상사가 아이디어가 많아서 그럴까 아니면 아무도 아이디어를 내지 않기 때문일까? 부하직원의 말은 이렇다. “우리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생각이 짧아, 이건 이래서 안 돼’하며 묵살하니까 입 다물고 있으면 결국 리더 아이디어대로 하게 되는데 괜히 이야기해봐야 시간낭비지요.”

코칭을 하면서 불평하는 상사도 있었다.

“회의를 잘 해보려고 회의 중에 무슨 말이라도 하라고 장(場)을 열어줘도 말을 하지 않으니 답답해서 내가 또 말을 하게 돼요. 개인적으로는 말을 잘 하는 것 같은데, 회의 때만 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요. 직원들이 왜 자기 일에 애정이 없는지 한심하기도 하고 그들을 쳐다보면 답답하고 어떨 때는 화가 나는데 그걸 참느라 미치겠어요”

상당히 진솔한 말이어서 그의 심정이 가슴에 와 닿았다. 한편 ‘리더가 아직 해볼 일이 남아 있구나’이런 생각이 불쑥 올라오곤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리더가 말을 적게 할 필요가 있다’고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의 전후 진행 과정이나 현상이나 정보를 부하직원이 더 많이 안다. 나름 해결방안도 가지고 있다. 부하로부터 상사가 과소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상사도 부하를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부하직원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고 가정해보자.

“이 문제가 계속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이대로 계속 나간다면 자네에게는 어떨 영향을 미칠까?”
“나름 생각을 해봤을 텐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그걸 해보기 위해 어떤 도움이 필요하지?”

   
 

코칭과정에서도 하는 질문들이다. 상사가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부하직원에게 질문만 잘하면 답은 절로 나온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대화의 주도권, 실행의 주도권을 부하직원에게 계속 넘겨주는 셈이다. 진정한 리더란 일을 맡기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를 맡기는 사람이 아닐까?

오정근 코칭칼럼니스트 /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 / 기업체 전문강사 / 심리상담사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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