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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군견 안락사, 미국에선…

 

조국희 기자 | gooooki@nate.com | 2012.07.18 16:25:11

[프라임경제] 유기견 안락사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동물보호를 주장하는 이들은 ‘잔인한 동물 학대를 당장 그만 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명 연예인들까지 나서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유기견 안락사에 대한 반대 여론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동물보호론자 입장에서 보자면, 말 못하는 동물을 인간이 마음대로 동물실험실에서 실험용으로 해부하고 안락사시키는 등의 행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잔인한 횡포’다.

동물보호법에는 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도록 명시돼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제와는 거리가 꽤 있어 보인다. 관리 감독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군견 안락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공격성, 작전능력저하, 예산 등을 문제 삼아 국방부가 군견으로 활약할 수 없는 개들을 안락사 처리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군은 질병이나 부상, 노령 등으로 고통 받는 퇴역 군견들을 불가피하게 안락사를 시켰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생후 8개월 된 유견(幼犬) 중 군견적부심사를 통과한 20~30%를 제외한 나머지 개들이 안락사 되고 있었다.

국방부는 훈련 과정에서 맹도견으로 훈련돼 공격성이 극대화 됐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안락사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유견의 경우, 아직 어린 강아지 수준이기 때문에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일반견으로 새 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나이든 군견 중에서도 상태가 양호하면 위병소를 지키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일뿐, 대다수 노령의 군견들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공격성을 극대화 하는 훈련을 받은 군견들은, 훈련받은 그 공격성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00년 이전의 군견들은 은퇴 후 대부분 안락사 됐다. 하지만 클린턴 정부 때 군견 입양 법안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매년 300여 마리의 군견이 민간에 입양돼 노후를 보내고 있다. 입양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선 군견 안락사가 종적을 감췄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군견들은 사실상 ‘무차별 안락사’를 당하고 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필요에 의해 쓰여졌으면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는 것이 ‘도리’고 ‘정의’다. 우리나라 군이 보다 정의로운 군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부한다. 군은 군견을 물건 다루듯 폐기처분 할 것이 아니라, 민간단체와 협약을 맺어 군견 입양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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