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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심 홀릴 동화 속 디저트 부티끄 '팔러'

영국 '애프터눈 티' 문화 접목해 디저트·문화 트렌드 선도

조민경 기자 | cmk@newsprime.co.kr | 2012.07.18 15:57:28

[프라임경제] '영국 영화 한 장면 속 상류층 여성들의 사교장소.'

지난 15일 방문한 한남동의 디저트 부티끄 콘셉트스토어 '팔러(Parlour)'의 첫 느낌이다.

서울 한남동 SPC그룹 본사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팔러는 최근 한남동 핫 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4월 오픈한 이후 특별한 홍보나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팔러는 한남동이라는 부촌(富村) 지역 수요를 반영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물론 쁘띠케이크, 애프터눈티 세트(오뜨꾸티) 등 평소 쉽게 맛볼 수 없는 디저트를 갖췄다. 전 연령층의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기존 베이커리전문점과 달리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핵심 타깃으로 한 메뉴로 차별화를 뒀다.

우리말로 응접실이라는 의미의 팔러는,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꾸며놓은 응접실과 같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팔러는 애프터눈티 세트, 쁘띠케이크 등 평소 쉽게 맛볼 수 없는 각양각색의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팔러를 방문한 문경진(여·28)씨는 "티&라이트다이닝, 유러피안 캐주얼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인줄 알고 왔는데 외국 영화에서나 볼 법한 럭셔리한  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문씨의 말처럼 팔러는 입구부터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비견할만한 외관을 뽐내고 있었다. SPC그룹 본사는 건물 가운데 부분이 뚫린 형태로, 건물 중앙 양측에 출입문이 있다. 이 출입문들을 양쪽에 두고 건물 입구에서 서면 지하 1층에 위치한 팔러로 연결된 계단이 나있다.

조명을 받아 더욱 빛나는 아이보리색의 계단은 한 칸 한 칸 내려가는 동안 마치 동화 속 세계로 이끄는 듯한 느낌을 줬다. 또 계단을 둘러싸고 있는 분수는 조명과 함께 더욱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전문을 통과해 팔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조용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가 전달됐다. 화이트와 파스텔톤 대리석 인테리어로 화사함을 강조한 가운데, 연보라색 커튼 등으로 포인트를 줘 신비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화이트&파스텔톤의 인테리어에 화려한 샹들리에와 폭신한 암체어 등 팔러는 영국 상류층으로부터 발전한 '애프터눈 티' 문화를 공간에 담아내고자 했다.
입구 왼쪽 편의 유리진열대에는 원형 케이크부터 컵케이크, 마카롱, 쿠키, 타르트, 마들렌, 슈케이크 등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각양각색의 디저트류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외에도 데코(장식)된 판초콜릿, 립파이, 쿠키들이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눈을 즐겁게 했다. 팔러를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 진열대를 보며 감탄사를 금치 못한다는 후문이다.

또, 매장 한 켠에는 팔러의 시그니쳐 메뉴인 '오뜨 꾸티(Haute Cou-tea)'가 진열돼 있었다. '오뜨 꾸티'는 애프터눈 티와 쿠키, 케이크, 샌드위치, 푸딩 등이 담긴 3단 쿠키 트레이로 구성된 메뉴다. 이 메뉴를 보는 손님들은 예쁜 모습에 한번, 기분 좋은 달콤한 맛에 한번 두 번 반한다고 한다.

팔러에서는 이 같은 디저트 메뉴 외에도 샌드위치나 버거, 오믈렛, 스테이크 등 식사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샴페인과 와인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디저트 부티끄로 잘 알려진 만큼 디저트 주문 고객 비중이 훨씬 높은 편이라고 한다.

팔러의 대표 메뉴가 애프터눈 티와 케이크 등 디저트로 구성된 '오뜨 꾸티'인 것에서 알 수 있듯, 팔러는 영국의 '애프터눈 티'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브랜드다. '애프터눈 티' 문화는 영국 상류층 여성들을 중심으로 오후 티타임에 간식을 곁들이면서 시작됐다. 실제 팔러는 이 같은 문화를 접목시키기 위해 영국 출신 셰프인 미카엘 바이스로부터 자문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팔러는 매장뿐 아니라 화장실 공간도 아트갤러리처럼 액자나 장식으로 꾸며 아늑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팔러는 '애프터눈 티' 문화에서 메뉴뿐 아니라 영국 상류층이 즐기던 사교활동 분위기도 담아내고자 했다. 넓고 폭신한 암체어부터 삼삼오오 무리지어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치한 테이블, 벽면의 그림액자, 다양한 디자인의 찻잔 세트로 채워진 인테리어 장식 등 매장 곳곳에서 애쓴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팔러를 찾은 이소정(여·21)씨는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애프터눈 티를 즐겼는데, 이제 팔러에서도 영국 못지않은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또 "영국에서는 주로 카페나 친구 집에 초대받아 소소하게 애프터눈 티를 즐겼지만 팔러에서는 궁전에 사는 공주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팔러는 오픈 3개월 째 접어든 현재 무난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타깃층이 국한돼 있고 우리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는 문화와 메뉴를 선보이는 만큼 안정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팔러는 향후 매장확대나 구체적인 매출 목표에 치중하기 보다는 디저트와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테스트매장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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