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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액튠' 생산현장을 가다

미래시장 좌우할 '사운드 잡기' 사활 … 글로벌 고가 브랜드와 경쟁 치열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2.07.18 09:05:19

[프라임경제] 자동차에서 가장 핵심 부품을 꼽으라하면 당연 자동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이다. 하지만 최근 소득수준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차량용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해 ‘액튠’이란 사운드 시스템을 출시했다. 현대모비스의 미래를 좌우할 ‘액튠’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지 제품의 탄생 과정을 살펴봤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지난 5월 ‘드라이빙 콘서트 홀(Driving Concert Hal)’을 콘셉트로 차량용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브랜드 ‘액튠(ACTUNE)’을 발표했다.

‘Active & Actual Tune’의 줄임말인 액튠은 원음 느낌을 그대로 살린 생생한 사운드라는 의미다. 어두의 Ac를 통해 드라이빙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다이내믹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며, Tune은 오리지널 사운드의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에서 새롭게 선보인 사운드 시스템은 아직은 현대·기아차에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해외 브랜드들이 독점하고 있는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 시장에 탁월한 기술력을 겸비한 ‘액튠’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어 모비스로선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첨병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렇다면 액튠의 개발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의왕연구소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그 답은 지난 4일, 경기도 의왕시 삼동에 위치한 자동차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 음향실험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새로운 ‘액튠’ 현대‧기아차 신차 투입

의왕연구소 내에 위치한 음향실험실은 음향 평가에 적합하게 차폐되고 반사음이 없게 밀폐돼 외부 영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차량 내 사운드를 테스트하는 국내 최대 시설이다. 이곳에서 총 10명의 연구원들이 사운드 시스템을 설계하고 정밀분석하며, 스피커와 앰프 및 음향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있었다.

   
현대·기아차에 점차적으로 확대·적용되고 있는 '액튠'은 해외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에서 공급되는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앰프+스피커) 액튠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2가지 증폭 앰프 시스템으로 구분질 수 있다. 신형 싼타페(현대차)와 뉴 쏘렌토R(기아차)에 설치된 디지털 증폭 방식은 맑고 깨끗한 소리를, K9(기아차)의 아날로그 증폭 방식은 깊고 풍부한 소리를 표현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단순한 하나의 자동차 부품으로 여길 수도 있으나, 음질의 특성을 살펴보면 여타 부품이나 장치와는 커다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의왕연구소 멀티부품설계팀 문용민 책임연구원은 “사운드(음질)는 자동차 탑승자에게 감성을 충족해 주는 커다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 특성상 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 시스템는 항상 다양한 사람들이 음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세분화돼 ‘배리어블(Variable) EQ’라는 다양한 사운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사운드 시스템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음향실험실에서도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사운드 시스템 자료들이 제품만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다.

특히 음질 취향이 다른 글로벌 고객들 성향에 맞게 음질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곳이 단품 시청실(리스닝 룸)이다. 국내·미국·유럽 등 주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스피커 성능을 판단하고, 단품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거점별 맞춤 서비스로 음질의 최적화를 이뤘다.

단품 시청실에는 각 차량마다 스피커가 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수많은 스피커들이 즐비해 있었다. 차량마다 스피커를 설치해 비교 평가를 하고, 간이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음향실험실은 사운드의 특성을 충족시켜 제품의 특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문 연구원은 “이곳에서 소리가 1차적으로 걸러진 다음에야 각 차량에 맞는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차량에 따라 수많은 단계의 테스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차종에 하나의 스피커가 들어가기까지 개발기간만 1년 반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 들어간 곳은 세계 최고 수준의 레퍼런스룸으로, 소리가 반사되는 것을 최대한 고려해 벽면들이 디자인됐다. 마치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과 모습이 흡사한 레퍼런스룸은 소리가 유출되지 않고 듣는이(리스너)의 귀로 원음 그대로 들어오기 위해 특수 설계됐다.

6억원 규모의 네덜란드산 명품 사운드 시스템 그리폰이 홀 양쪽을 채우고 있으며, 각 스피커들의 배치 또한 원음 그대로 음질을 느낄 수 있도록 청취하는 자리와의 거리와 각도를 최적화시켰다. 여기에 좌석·스피커·기기들의 위치가 단 1㎝라도 어긋나는 법이 없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문 연구원은 “레퍼런스룸은 음질 튜닝을 거쳐서 최적화된 소리를 최종적으로 테스팅하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주기적으로 ‘비평적 듣기훈련’을 진행하며, 연구원들이 최적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훈련하고 양성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고 사용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그만큼 액튠 사운드 시스템의 디테일 기술의 핵심이 되는 장소다.

◆수준급 설비 구비…‘감성’진검승부

완전 무향실(노이즈 분석실)은 음파를 이용해 차량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과 미세한 진동을 잡아내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 적용된 장소다. 차량 오디오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차량을 레일 위에 주차시키고, 노이즈를 완전히 차단시킬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했다

자동차의 소리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시설로, 다른 사운드 회사보다 규모가 크고 실제 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도 확보돼 있다. 이와 유사한 연구실로는 반 무향실(도로환경 테스팅 룸)이 있다. 노이즈 룸과 같은 환경이지만, 바닥면은 도로환경과 비슷하게 하여 리플렉션(반사)이 더 일어나게끔 설계했다.

   
신형 싼타페에 장착된 '액튠'은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에서 개발된 차량용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브랜드이다.

주로 사운드 튜닝 담당자들이 차량 안에 들어가서 음질튜닝 작업을 할 때 이방에 차를 놓고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절차로 음질 튜닝을 1차적으로 완료하고, 밖에서 주행하고 최종 음질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문 연구원은 “액튠이 하만이나 JBL 등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오디오 사운드 시스템보다는 인지도 면에서는 뒤지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높은 가격경쟁력과 함께 품질적인 측면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액튠’은 현재 국내와 EU 주요국가, 호주 등 25개국에서 상표 등록을 완료했으며 중국 등 25개국에서도 등록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내수 및 수출용 차량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해외 완성차 업체에 대해서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 요구까지 감안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전 연구원들은 고객들의 100% 감동하는 품질 수준을 달성하도록 지금 이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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