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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불매운동’에 롯데칠성 주가 직격탄

60만개 업소 “처음처럼 안 팔아”…롯데 측 “일단 두고 볼 것”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2.07.16 13:37:16

[프라임경제] 국내 유통시장 1인자인 롯데그룹이 600만 자영업자과 척을 지게 됐다. 당장 동네 술집에서 ‘처음처럼’과 ‘스카치블루’ ‘아시히맥주’ 등 친숙한 브랜드가 자취를 감추게 됐으며 슈퍼마켓들도 ‘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 ‘2%’ 등 롯데 관련 인기 음료들을 일제히 치우겠다는 입장이다.

유흥음식업과 숙박업을 포함한 80여개 직능단체와 소상공인단체 등이 포함된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상임대표 오호석·이하 연맹)은 16일부터 무기한으로 롯데그룹 제품과 9개 대형유통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홈플러스익스프레스·롯데슈퍼·GS슈퍼마켓·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에 착수하기로 했다.

   
전국 수백만 자영업자들이 롯데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16일 롯데칠성 주가가 2% 이상 급락했다. 롯데칠성 뿐 아니라 롯데 계열주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불매운동 지속기간 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연맹은 앞서 지난달 29일 대형유통체인 이익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준수와 신용카드 수수료 체개 개편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적절한 회신이 없을 경우 이달 16일부터 해당 업체와 제품에 대한 무기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알렸음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이유다.

◆선전포고에 꿈쩍 않은 롯데, 주가는 ‘우수수’

특히 연맹은 유통부문 국내 1위인 롯데그룹을 ‘골목상권 장악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전면전을 선포했다. 유래 없는 대규모 불매운동이 실행에 옮겨지자 16일 주식시장에서 롯데그룹 계열주는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1시 현재 롯데칠성이 2% 넘게 밀렸고 롯데쇼핑도 2% 가까지 약세를 기록 중이다. 롯데관광개발은 3% 이상 급락하다 낙폭을 줄여 2%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불매운동 사실을 지난 13일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내부적으로 어떤 대응책도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주가 하락의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 몫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골목상권에 자체 생산 제품을 납품해왔던 롯데 계열사, 특히 주류 부문의 타격은 즉각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연맹의 입장이다.

엄태기 실장은 “체인스토어협회와 롯데그룹에 불매운동과 관련해 미리 공문을 발송했으나 어떤 회신도 받지 못했다”며 “일반적인 소매점 뿐 아니라 유흥음식점과 단란주점 등 롯데 주류 제품을 주로 취급했던 개별 업체들의 참여 호응도가 상당한 만큼 압박 효과는 금방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룸살롱, 단란주점 등 롯데주류를 취급하는 업소 가운데 이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업체 수는 60만개에 달한다. 롯데의 주력 위스키인 스카치블루는 ‘윈저’ ‘임페리얼’에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어 불매운동이 길어질 경우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참이슬’과 치열한 라이벌전을 치르고 있는 처음처럼도 타격을 면키 힘들어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새롭게 얘기할 내용이 없다”며 대응책을 내놓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롯데그룹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연맹의 요구 사항이 개별 기업이 들어줄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업계 선두주자로 이른바 ‘본보기’가 된 탓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연맹이)지난 13일 공문을 보냈다고 언론에 알렸는데 확인해보니 담당자 메일에 읽지 않은 메일이 한 통 있었을 뿐”이라며 “롯데그룹이 이번 논란의 당사자가 아닌데도 타겟이 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불매운동 오래 끌면 양쪽 다 다쳐”

관건은 이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자영업자 규모와 지속 기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롯데칠성을 비롯한 관련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불매운동의 파급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섣불리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메리츠종금증권 송광수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의 정확한 파급력을 알려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불매운동이라는 단발적인 이슈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소비자가 즐겨 찾는 제품을 영업점에서 언제까지 안 팔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송 연구위원은 “현재 음료 수요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찾는데 판매자가 안 팔겠다고 버티는 것은 결국 양쪽 다 피해를 보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불매운동 주체와 롯데그룹 등 대형 유통업체가 협상만 원만히 진행되면 예상외로 쉽게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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