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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기준금리 인하 효과 금융위기 전후 달랐다"

방어주 강세 경향 리먼사태 때 깨져 "6개월 뒤 봐야"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2.07.13 12:01:55

[프라임경제] 3년5개월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주식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주식시장에 자금 유입을 부르고 주식과 채권의 이익률 차이인 일드갭(yield gap)을 키워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12일 코스피 지수가 2% 이상 빠졌고 이튿날도 전일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로존 불확실성 등 매크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지만 두고 볼 일이라는 얘기다.

◆“주가 단기저점 때 금리인하”

동부증권(016610) 박헌석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공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빠르게 하락했지만 과거에도 금리인하를 통한 부양책은 시간을 두고 확실히 효과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윤제민 연구원 역시 “기준금리 인하는 일드갭의 확대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며 “금융위기 전후로 수혜업종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조치 이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는 것이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했던 4번의 사례 △2001년 IT 거품붕괴 △2003년 이라크전쟁 △2004년 차이나쇼크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에서 향후 1, 2, 3, 6개월의 시장성과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지수는 각각 △0.2% △3.5% △6.9% △24.8% 씩 상승했다. 금리인하 단행 후 2개월이 지나면서 주가지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업종도 다소 차이를 보였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금리인하 직후에는 상대적으로 경기방어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만 3개월 이후부터는 경기순환주 쪽으로 무게중심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

박 연구원은 “금리인하 시기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매크로 우려가 높아지며 주가가 단기저점 보였다는 것”이라며 “금리인하 초기에는 방어주가 먼저 반등하고 이후 우려가 잦아들면 상대성과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 정책 효과 향후 6개월 봐야”

박 연구원은 “총 20개 업종 중 금리인하 이후 수익률 순위 상위 업종 5개를 뽑아본 결과 방어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개월에는 3개, 2개월에는 2개, 3개월에는 한 개도 없었다”며 “단기적으로는 방어주가 선전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순환업종의 강세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12일 코스피에서 수익률 상위 5개 업종 가운데 방어주는 통신, 음식료, 의료, 유틸리티 등 4개나 포함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금리인하의 경우 경기방어주의 강세가 돋보였지만 금융위기 당시 조치는 성격이 달랐다는 지적이다.

윤제민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전 8번의 기준금리 인하 당시에는 5거래일 동안 유틸리티, 증권, 운송, 보험, 통신서비스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다”며 “통상적인 경기부양 기대감과 높은 배당수익률 때문에 방어주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또 “반면 금융위기 직후에는 시장이 패닉상태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기부양 보다는 금융시장을 충격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당시에는 낙폭 과대 상태의 경기 민감주에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에는 미국발 금융위기 같은 패닉 상황은 아니라서 경기부양 목적이 더 강해보인다”며 일반적인 금리인하 수혜주인 증권과 경기방어주인 유틸리티, 통신서비스 등을 추천업종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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