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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美증시 진출…국내 프로팀 상장 가능성은?

인천유나이티드 계획 철회, 야구는 "독립 운영 불가능"에 난색

이정하 기자 | ljh@newsprime.co.kr | 2012.07.12 17:21:11

[프라임경제]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스타 박지성이 8년간 몸담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떠나 최근 퀸스파크레인저스(이하 QPR)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 9일 영국 런던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진 박지성은 QPR 소속으로 자신의 프로 네 번째 팀이자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두 번째 소속팀 생활을 시작했다.

박지성은 더났지만 맨유는 여전히 국내 대중에게 있어 가장 친숙한 팀이다. 맨유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으로 또 한 번 이슈가 됐다.

◆늘어나는 채무에 해답은 'IPO'

   
 
맨유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공모가와 발행 주식 수는 명시돼 있지 않았으나 맨유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고 1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맨유의 이번 상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가장 가치 있는 축구단’에 8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도 늘어나는 빚더미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팀은 6억6300만달러(지난 3월 기준)에 달하는 채무를 지고 있다.

맨유는 IPO 계획서를 통해 “채무가 재정 건전성과 경쟁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선수와 코치진을 고용하는 데 필요한 현금 조달 능력을 저하할 수 있다”며 “이번 IPO를 통해 얻을 모든 순수이익을 부채를 줄이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팀의 이번 상장은 지난 1991년 영국 주식시장 상장에 이어 두 번째 시도다. 지난해도 싱가포르에서 IPO를 추진했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상장을 보류한 바 있다.

맨유가 미국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스포츠팀으로는 14년 만으로, 국내에서는 추신수의 소속팀으로 잘 알려진 미국 프로야구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후 첫 상장 구단이 된다.

미국 증시 상장 이후에도 맨유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는 팀 소유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맨유의 IPO는 제프리스와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도이체방크가 주간사 역할을 한다.

◆인천유나이티드 상장 불발 왜?

그렇다면 국내 스포츠팀의 주식시장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인기는 상당하지만 국내 팀 가운데 아직 증시에 입성한 팀은 없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상장한 구단은 전무하다.

다만 상장 심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 팀은 있다. 국내 K리그 소속팀 가운데 시민구단인 인천유나이티드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010년 5월 코스닥에 상장예심을 청구하고 상장 절차를 밟은 적 있다.

상장 준비 당시 안종복 단장은 “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연습구장, 클립하우스 건설과 스타플레이어 영입 등 경기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비췄었다. 그러나 당시 운영진의 보류로 상장은 좌초됐다.

인천유나이티드 관계자는 “당시 상장을 준비했던 팀원들이 모두 퇴사해 상장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겠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인천유나이티드가 다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05년 K리그 입성 이후 시민구단 열풍을 이끌며 창단 2년째인 2006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시현했던 것도 옛말, 운영적자가 심화되고 있어 상장을 추진할 여력이 없는 탓이다.

구단이 지난 5월 금감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마이너스 추세다. 2011년 사업연도 영업이익은 -20억9909만원, 당기순손실도 20억8209만원에 달한다. 앞서 2010년과 2009년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야구 구단…상장 계획은?

최근 프로야구 흥행 돌풍과 스타 구단의 등장으로 프로야구팀의 상장 기대감이 조금씩 불러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부분 구단이 대기업에 소속돼 독립 운영이 불가능하고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운영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롯데자이언츠와 삼성라이온스 등은 상장 여부에 대해 모두 고개를 저으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팀이 상장사가 된다는 것은 업계에 있어 의미 있는 일이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흑자를 내는 구단이 전무하고 기업에 소속된 팀이니 만큼 독립적인 운영이 불가하다”며 “모기업의 막대한 지원 없이는 팀이 유지될 수 없을 뿐 아니라 30~40명에 불과한 직원들로 상장사를 꾸리는 게 쉬운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외국 구단과 국내 구단을 단순히 비교해 상장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무리”라며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상장사는)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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