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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력상담사 케어 전략, 왜 필요한가?

 

지윤정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12.07.03 10:06:12

[프라임경제] 고객센터 산업이 성숙하면서 고객센터 종사자들도 양극화 돼가고 있다. 신입은 6개월도 못 버티고 떠나고, 경력은 점점 고령화돼 예전 스킬을 답습하며 하향 평준화 되어 가고 있다.

QA 점수로는 우수 콜인데 막상 들어보면 까칠하고 얄미운 상담을 하는 경력상담사, 꼬투리 잡기는 애매한데 그렇다고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것 같지 않지는 않은 기계적인 친절이 고객센터에 범람하고 있다.

사장의 슬로건보다, 관리자 조회보다 더 속속들이 파고드는 것은 옆에 앉은 선배의 업무하는 모습이다. 그들이 편법을 쓰며, 월급만 챙기려 하고, 일에 몰입하지 않은 채 눌러앉아있으면 센터 전체가 그렇게 되는 것.

신입 상담사의 롤모델이자, 고객센터 문화 형성의 핵심인물인 경력 상담사의 영향력은 실로
크기 때문에 신입상담사 입문 교육과 관리자의 리더십 교육만으로는 현장의 사각지대를 채울 수 없는 것이다.

현장의 여론을 조성하고, 신입에게 편법을 유포하는 경력 상담사, 신입에게 이직을 조장하고 관리자의 리더십에 태클을 거는 경력 상담사, 그들을 위한 동기부여나 커리어 플래닝 방안이 없다.

이는 고객센터를 하향 평준화시키고 업계 비전을 무너뜨리는 사고지점이다. 이에 경력상담사를 위한 맞춤 케어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경력상담사 케어는 왜 필요할까.

그 첫째로  경력상담사는 잠재력 있는 우수직원이기 때문이다. 경력이 곧 실력이 아니고, 경험이 곧 능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력은 역경을 딛고 산 세월만큼 노련함을 선물해 주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센터 상담업무는 초심의 열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다양한 고객요구, 천차만별의 고객 유형, 급변하는 업무지식을 소화해야 한다. 상담의 경력만큼 쌓인 노하우는 절대 신입상담사가 따라잡기 힘들다.

실제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수직원 한명의 능력이 일반 직원의 14배 이상의 생산성을 배가한다. 이는 고객센터도 마찬가지다. 경력이나 신입이나 비슷하게 콜 실적을 내고, 비슷한 콜 품질인 것 같지만 실제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얼마 전 여행사 두 곳에 전화를 했었는데 한 곳은 필자의 여행 계획에는 관심 없이 여행 상품만 안내했고, 한 곳은 필자의 여행계획과 기대심리의 미묘한 차이를 이끌어 내어 예약을 받아냈다.

이 차이가 신입과 경력의 차이다. 전달해야 할 사실과 정보만이 아니라 고객의 심리와 갈등을 헤아리고 상담해 주는 것, 이것은 경력 많은 노련한 상담사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터줏대감 경력상담사 3명이 고객센터 문화를 만든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경기장은 쓰레기 한 점 없이 깨끗했건만 최근 프로축구 경기장에 가보면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의 축구장 같다. 세 명이 지키면 모두들 지키고, 세 명이 어기면 모두들 어기는 것이다.

남성들이 멀쩡하다가도 예비군복을 입으면 껄렁껄렁해지고 군중들이 별거 아닌 일에 모여들어 우왕좌왕 하는 것도 모두 ‘3의 법칙’ 때문이다. ‘3의 법칙’이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3명이 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행동에 동참할 수 있게 만든다는 심리학적 ‘동조’현상이다.

얼마 전 EBS방송에서 한 다큐멘터리에 이런 실험이 나왔다. 한명이 횡단보도에 하늘을 가리켰을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지만 세 명이 동시에 하늘을 가리키니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고객센터도 비슷하다. 3명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고 이 일의 가치와 자부심을 느끼면 대세가 그 쪽으로 기울지만, 세 명만 부정적인 메시지를 유포하고 냉소적이면 전체가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하품도 전염되고 웃음도 전파된다. 터줏대감처럼 센터를 지키고 있는 경력 상담사 3명이 센터 전체의 문화를 쥐고 흔드는 트림탭이다.
 
마지막으로 경력상담사는 더 이상 돈에 감동하지 않는다. 허즈버그는 돈은 불만 요인이기는 하지만 만족요인은 아니라고 했다. 보상의 절대수준이 높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업무동기를 자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자신의 성장, 일의 성취, 승진의 기회 등의 동기요인이 만족되지 않았을 때 직무에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직무불만족과 직무에 만족하지 않는 것은 좀 다른 얘기다.

남편에게 불만은 없지만 만족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듯이 경력 상담사도 이 업무에 대해 불만이 없다고 해도 만족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
요즘 직장인들은 예전처럼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나 조직 내에서 출세하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나답게 살고 싶고 나를 위해 일하고 싶고 자기개발을 꾀하며 독립을 꿈꾼다.

그 숨겨진 동기요인을 만족시켜 주지 않으면 경력상담사도 퇴사는 안하면서 퇴사하고 싶은 마음으로 까칠하게 고객센터에 독소를 퍼뜨릴지 모른다. 이직하는 상담사보다 이직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직하지 않은 상담사가 더 문제일지 모른다. 위의 세 가지 이유를 때문에 경력상담사를 특별히 케어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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