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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⑳]박찬선의 이론조론 (理論造論)

적정 기술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①

박찬선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2.06.12 09:04:07

[프라임경제] 지난 5월 서울에서 개최된 ‘서울디지털포럼 2012’의 주제는 ‘공존-기술, 사람 그리고 큰 희망’이었다. 이번 포럼 기간 중에는 세계의 내로라하는 명사와 CEO들이 주요 강연자로 참석하여 많은 영감을 전달했다.

이번 강연 중에 적정기술을 통한 빈곤퇴치에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여 ‘적정기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폴 폴락(Paul Polak), 국제개발사업(IDE) 설립자의 강연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폴(Paul)은 그의 저서 ‘적정기술 그리고 하루 1달러 생활에서 벗어나는 법’에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라는 개념과 세계의 빈민지역에서 이를 활용해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실질적 방법에 대한 그의 노력과 활동을 소개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많은 부자들이 기부를 통해서 세계의 빈곤과 빈부격차를 감소시키려고 하는데 그것은 결코 효과적이지 못하고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 적정기술은 1960년대 경제학자 에른스트 슈마허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에서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됐다.

이 후 ‘중간기술’이라는 용어는 마치 미완성된 기술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많은 활동가들에 의해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적정기술의 핵심은 바로 지속 가능한 개발에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이고 빈곤지역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으며, 자원의 소비를 최소화하는 인간적인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많은 기술과 제품이 여러 기관에 의하여 개발됐고 세계 빈민지역에서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필리핀의 ‘시니오 말리가야’라는 빈민지역에서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페트병을 이용한 전기가 필요 없는 반영구적 전구를 640여개 설치해 빈민촌의 사람들의 삶을 개선해 줬다.

또한 ‘Pot in Pot Cooler’라고 하는 항아리를 이용한 자연냉장고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더운 지역에서 몇일만 지나도 음식이 썩던 것을 수 주 동안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빈민지역의 많은 아이들이 오염된 물을 먹어 대장균과 각종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우물을 만들어 주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Life Straw’라고 하는 2달러도 안 되는 작은 물건 만으로 빈민지역의 아이들이 1년간 700 리터 이상의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15마이크론 정도의 입자를 필터링하여 99.9999%의 유해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빈민지역에 우물을 파서 새로운 식수원을 마련해주는 것도 좋지만, 이 간단한 도구를 나눠주는 것은 직접적이고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유용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서 75리터의 물을 어린 아이들도 쉽게 나를 수 있는 Q-Drum, 아이들의 놀이장치를 펌프로 활용하여 저수조로 물을 옮기는 “Play Pump” 등 수 많은 적정기술 제품들이 있다.

   
넥서스커뮤니티 박찬선 부사장
하지만 적정기술을 알게 되니 놀라움과 더불어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과연 지금까지 우리가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 세상이 더욱 살기 어렵게 된 것이, 기술력과 자금의 부족 때문 만일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태양광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지 못하고,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 디젤이 널리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 전기자동차나 저렴한 자동차가 좀 더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이유와 필요를 느끼게 된다.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고가의 휴대폰을 가져야 하고, 방송매체에서는 언제나 지구온난화의 염려가 끊이지 않고 유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데도 너도 나도 대형차와 외제차를 선호하는 현재의 모순된 상황 또한 무겁게 다가온다. 과연 적정기술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시사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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