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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고객님만 우대 환율 적용” 속닥속닥 내막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2.06.08 15:13:16

[프라임경제]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외국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은행 영업점을 찾을 일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공항에서야 부랴부랴 환전하면 최악이라는 것은 상식이 됐고, 평소 주거래은행 활용은 기본에 그때그때 쿠폰을 발행받을 여러 조건이며 행사 등을 짬날 때 정리해 뒀다가 활용하는 분들도 늘고 있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평소 잘 거래하지 않던 은행의 지점에서 환전을 해야 하는 경우는 생기게 마련입니다. 급히 출장을 준비할 사정이 되거나 일에 쫓겨 도저히 짬을 내지 못한다든지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렇지요.

이런 경우 창구에 앉아 기다리다 보면 “거래 실적도 없는 이 사람은 뭘 믿고 여길 왔을까?”라는 행원의 눈빛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그렇게 급박하게 아무 은행에나(편의상 갑은행이라고) 뛰어들어가게 된 사연을 가진 직장인 A양의 이야기입니다.

실적에 대한 이야기(보통 “급여 통장 지정해 놓고 계시죠?”라는 뜸들이기 질문이 날아옵니다. 아, 전산조회 두드려 봤으면 아닌 걸 뻔히 알 건데, 그냥 던지는 질문이지요, 그럼요.)가 잠시 나오고… A양을 쳐다보며 “아…”하는 짧은 탄식을 행원은 내뿜습니다.

그리고 곧 은밀한(?) 속닥속닥 모드.

“오늘 환율이 ***3원인데, ***0원으로 매입해 드릴 께요(달러를 좀 싸게 사 주는 케이스를 가정해 봅니다.)”

그렇잖아도 갑작스러운 출장에 가방은 또 어떻게 쌀 것인지 정신이 혼미한 A양은 이런 제안이 고맙기만 한데요. 이렇게 해 줘도 되나 슬쩍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러다 보니 미안한 마음에 회사에서 좀 가까운 이 은행을 왜 그간 외면해 왔는지 반성하는 마음도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생각해 보니 창구에 앉은 저 계장이 꽃미남은 아니어도 그런대로 ‘훈남’ 스타일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 사실 오늘 화장이 곱게 잘 먹어서 그런 것도 같다는 생각도 얼핏 드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A양은 새롭게 갑 은행의 ‘잠재 고객군’에 들어가게 됩니다.

   
외국을 드나드는 인원이 늘면서 외화 환전에 관한 수요 역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비법이 전수되거나 여러 관련 혜택이 제공되기도 하는 등 은행마다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리 환율 조건이 좋을 때 적금식으로 매입해 놨다가 인출해 쓸 수 있도록 플랜을 짜는 상품까지 개발, 판매 중이다. 사진은 외환은행 제공.
그런데, 실제로 이 은행원이 무리수를 둔 건지, 아무리 ‘재량’이라고 해도 밀고 당기기에서 마진폭을 줄여 버리면 나중에 어떤 불이익은 없을지 궁금해집니다. 외국환관리 차원에서 거래 기록이 모두 남으니까, 은행에서도 각종 실적 파악 때 고과로 볼 여지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강원본부 ○○지점 B 대리는 여자 손님만 오면 환율을 퍼준다!”라고 본사 컴퓨터가 말하면 본점 인사부에선 그걸 또 그냥 두기도 그렇잖을까요?

우리은행 홍보실에 이 점을 문의해 봤습니다. 이런 부분도 일종의 실적으로 볼 수 있는지, 혹시나 불이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파악할 여지도 있는지 묻는 질문에 관계자는 “(창구 직원이 주는 것 같아도) 지점장 전결 판단에 의해 해 주는 것이니, 평가에 반영하거나 할 건 아니다”라고 합니다.

일종의 밴드(BAND)폭이 없을 수 없는데 이걸 지점장 전결 사항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으로 읽힙니다. 그러니, 미리 허락을 받고 하는 일에 새삼 문제가 되고 말고 할 건 아닌 것이 돼 자연스럽게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속닥속닥’에 괜히 기분 좋아진 A양, 기분만 좋아하되 다음엔 더 좋은 조건의 우대환율 쿠폰 미리 챙기시면 되겠습니다. 아울러, 행원이 사심을 갖고 자기 회사에 해사 행위를 할 정도로 자기가 예쁘다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국내에 키핑해 두고 출장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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