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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백설공주도 21세기에 맞게 변하는데…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2.06.04 17:50:53

[프라임경제]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백설공주입니다.”

어린시절 백설공주는 다양한 공주 이야기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동화 캐릭터로 손꼽혔습니다. 동화가 발표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백설공주에 대한 어린이들의 사랑은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눈처럼 하얀 피부의 백설공주와 그를 시샘하는 못된 계모, 공주를 사랑하는 왕자, 백설공주의 친구 일곱 난쟁이 등 흥미로운 등장인물과 선악구조가 명확히 나뉘는 스토리 덕분인데요.

   
 
사진은 종각역 근처 대우조선해양건물 1층 카페에 서있는 백설공주 동상입니다. 제가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기도 한데요, 카페 이름도 대우조선해양과 잘 어울리는 ‘카페드마린(cafe de marine)’이지만 건물 앞 동상들은 ‘인어공주’가 아닌 ‘백설공주’여서 매번 웃음이 나곤 했습니다.

요즘은 이 백설공주 동상이 더욱 특별히 보이곤 합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불고 있는 ‘백설공주 열풍’ 때문이죠. 백설공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백설공주’부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까지 백설공주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백설공주를 모티브로한 드라마 ‘원스어폰어타임’이 제작돼 한국에서도 케이블을 통해 방영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백설공주는 어렸을 적 동화책에서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계모의 구박에 굴하지 않는 모습은 기본이고 계략에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습니다.

영화 ‘백설공주’에서는 독사과를 내미는 계모에게 먼저 먹어보라 말하는 똑 소리나는 백설공주의 모습에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는데요. 영화평론가들은 능동적인 현대여성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왕자가 계모를 무찔러주길 기대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위치 또는 보다 나아가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백설공주의 모습은 실제로 남녀 구분 없이 경쟁해야 하는 현대사회의 여성의 모습과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통계자료를 보면 아직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영화 속 백설공주가 표현하는 ‘현대여성’과 많이 다른 처지인 듯 합니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은 감소 추세인 반면 여성은 거의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는데요. 2007년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뒤에도 2008년 이후 남성 비정규직은 20%대로 떨어졌지만 여성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4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안타깝게도 고학력에서도 비정규직 비율은 여성이 월등히 높았고, 임금수준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동안 ‘여성우대’ 정책이 활발히 실행되며 일부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남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 또한 종종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통계를 보면 여전히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은 아직 조금 먼 것 같습니다. 200년이 지나 동화 속 여성의 캐릭터도 변화하는 21세기입니다. 동화, 영화 속이 아닌 한국의 현실 속에서도 좀 더 여성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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