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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다음은 미국? 부진한 지표에 불안한 투심

1분기 GDP 성장률 1.9%로 하향, 1일 주요지표 발표 몰려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2.06.01 10:42:14

[프라임경제] 유로존 악재에 휘청거리던 글로벌 증시에 미국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연초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강세장을 이끌었던 미국이 이번 주 들어 실망스러운 경기지표를 잇달아 내놓자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하반기 증시 상승의 모멘텀으로 지목됐던 미국 경기가 부진 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악화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9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미국 소비자기대지수는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64.9를 기록해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또 31일 나온 5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52.7로 전월 56.2보다 하락해 전문가 예상치인 56.8을 밑돌았다.

◆1일 주요지표 발표 몰려…체크포인트는?

이날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집계된 속보치인 2.2%보다 0.3%포인트 낮은 1.9%로 하향 조정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31분기 GDP 성장률을 이미 발표된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3.0%보다 대폭 낮아진 수치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1분기 GDP성장률을 기존보다 0.3%p 낮춘 1.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내수 소비와 투자는 유지된 반면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 상황이 악화됐고 2개월 연속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된 것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030610)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소비와 투자는 유지됐지만 순수출이 전년대비 2.9% 줄어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미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 상황이 악화됐고 2개월 연속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된 것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31일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장을 마쳤고 유럽 주요 증시 역시 스페인 악재가 더해지며 대부분 약세 마감했다. 1일에는 미국 주요 경제지표인 5월 ISM 제조업 지수와 5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 5월 실업률이 한꺼번에 발표된다. 결과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월 ISM 제조업 지수는 전월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이진호 연구원은 “4월 지표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확장국면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줄 것”이라며 “제조업 업황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 역시 긍정적인 수준인 20만명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 5월 실업률은 ‘마의 8%’ 선이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깨질 것인지에 시장은 물론 미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월 미국 실업률은 8.1%로 3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전문가들은 전월 지표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5월 ADP 민간고용건수는 13만3000개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5만명을 다소 밑돌았다. 전월수치도 11만9000개에서 11만3000개으로 하향조정됐다. 5월 마지막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8만3000건을 기록해 전주 37만3000건보다 1만건 늘었다.

◆미국이 지쳤다? “아직은 아냐”

하반기 국내증시의 완만한 상승세를 예상했던 만큼 미국의 경기 둔화는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5월 유럽계 자금이 3조원 이상 국내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코스피는 1800선을 오가며 급락세에 시달렸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둔화 추세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로 수출이 위축된 상태에서 미국도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1일 뉴욕증시는 고용지표 부진 소식에 약세 마감했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5월 ADP 민간고용건수는 13만3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인 15만명을 다소 밑돌았다. 5월 마지막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8만3000건을 기록해 전주 37만3000건보다 1만건 늘었다.
김형렬 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었다”며 “내수소비 의존도가 여전히 높지만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달러화 강세 현상이 허용범위를 넘을 경우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것이고 달러화 약세는 위험자산 가격이 오르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 회복세도 안정적이다. 신영증권(001720) 김재홍 연구원은 “최근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감소폭이 줄었고 서비스업 고용은 늘었다”며 “이는 ISM고용지수의 추가적인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연초 온난한 날씨로 나빴던 건설 고용이 정상화됐고 만약 고용 부진이 계속된다면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있다”며 “실물지표와 심리지표 안정, 통화정책 기대 등에 힘입어 미국 경기에 대한 신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TB투자증권 정용택(030210) 연구원은 “5월 미국의 소비심리지표가 엇갈린 것은 컨퍼런스보드와 미시건 서베이의 포커스 차이 때문”이라며 “컨퍼런스보드 서베이가 노동시장 여건에 중점 두는 반면 미시건 소비심리는 가계 재무상황에 초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고용지표가 다소 주춤하면서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돼 컨퍼런스보드 설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을 수 있다”며 “반면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가계 구매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재무상황에 초점을 둔 미시건 소비심리는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지만 두 지수 모두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만큼 추세적인 흐름은 개선쪽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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