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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담사를 행복하게 하려면? ‘재미’보다 ‘의미’

 

지윤정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12.04.01 13:09:20

[프라임경제] CS 이전에 ES라는 말이 있다. ‘고객만족’보다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 ‘직원만족’이다. 고객센터 체감 만족도를 높이려면 고객상담사의 체감 행복도가 높아져야 한다. 고객상담사가 체감 행복도가 높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시적 쾌락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의미’를 찾아야 한다. 온전한 행복은 당장 얻는 ‘재미’보다 장기적으로 얻는 ‘보람’과 일이 주는 ‘성취’에서 온다. 상담사가 일에서 보람과 성취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제시한다.

◆일의 가치를 보게 하자

돈을 주지 않아도 우리가 의미를 생각하며 희생하는 일이 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회를 위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해달라고 부탁하면 50% 정도가 도덕적인 마음으로 찬성을 하는데, 돈을 걸고 손해를 감수해 달라고 하면 감수하려는 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고객센터도 비슷하다. 일의 가치와 도덕적 사명감 보다는 돈에 의해 좌지우지 하려다 보니 점점 조직이 ‘돈! 돈!’ 하게 된다. 고객센터의 존재이유가 ‘정성을 다하는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수익창출, 비용 절감’에 맞춰지면서 상담사들은 고객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게 된다.

물론 돈이 아니면 상담사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상담사가 다른 동기부여 요인을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에 ‘돈’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것의 방향을 바꿔주고, 다른 시각과 가치가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고객센터 상담 업무는 돈벌이 그 이상인 서비스 정신없이는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고객상담 본연의 임무, 진정한 가치, 그것이 어떤 사명과 의미가 있는 일인지 재고하자.

◆분별력을 갖게 하자

지나치게 규율만 강조하면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한 판단력이 사라진다. 상담사들이 맨 처음에는 매뉴얼과 스크립트를 답답해 하지만 어느 순간 매뉴얼에 익숙해지고 스크립트 없이는 말을 못한다.

매뉴얼은 답답하고 귀찮지만 사고하고 분별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객과 상담을 할 때는 매뉴얼대로만 해서는 안된다. 상황과 상대의 특수성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분별해야 한다.

이 고객이 어떤 고객인지,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판단하고 알아채는 능력, 자신의 짜증과 분노를 걷어내고 상황을 입체적으로 해석해내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불이 났을 때 일반인은 고함, 사이렌소리와 연기만을 보지만, 노련한 소방관은 전기화재인지, 기름 화재인지, 불길이 잡힌 화재인지, 인력 투입이 더 필요한 화재인지를 본다. 이게 바로 전문가 분별력이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지만 오래 했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일만 반복하면 강력한 습관이 생기기는 하지만 꼭 노련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래 한 게 다가 아니라 옳게 해야 한다. 세월을 참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의식적으로 분별해 내려는 안목 연습과 관찰훈련도 중요하다. 

이제 시시콜콜 행동을 통제하기보다 상담의 목적과 우리의 사명을 알려주고 그들이 스스로 분별해 낼 수 있도록 훈련시키자. 그래야 시키는 행동에 집착하지 않고 목적에 몰입해 분별력을 갖고 재량권을 행사함으로써 상담 업무의 보람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공감·거리감의 균형 잡게 하자

고객과의 공감도 중요하지만 거리감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를 극단적으로 갖게 되면 너무 고객 말에 휘둘리거나 너무 고객 상황을 배려치 않게 된다. 이 두 가지를 균형 잡게 갖고 있는 상담사는 고객 입장을 배려하지만 전문가로서 최선의 선택을 조언해 줄 수 있다. 균형과 중용이 중요하다.

한쪽에서는 ‘진실을 말하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진실도 덮어둬 할 때가 있다’고 말할 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 나도 모르겠다’고 포기하지 않고 그 중심선을 잡으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균형이다. 원래 균형은 기우뚱거리며 잡는다.

고객에게 공감하는 서비스 정신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적절한 거리감을 갖고 이성적으로 인도하는 주인의식도 중요하다. 모호한 경계 속에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것, 이것이 고객상담 전문가의 길이다. 말은 누구나 하지만 고객상담을 다 잘할 수 없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이런 균형감과 분별력 때문이다.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
진정한 상담사는 돈벌이로 상담을 하는 게 다가 아니라 급한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모르는 고객에게 안내를 할 때 보람을 느껴야 한다. 일에서 기쁨을 얻으려면 일에 대한 자부심, 일의 목적에 대한 믿음과 자랑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상담업무를 돈을 벌기 위한 ‘생업’으로 하는 상담사도 있겠고, 커리어를 쌓기 위한 ‘직업’으로 하는 상담사도 있겠지만, ‘소명’으로 여기고 책임감을 갖고 하는 상담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이 시들지 않으려면 일에서 보람이 있어야 한다.

상담사가 행복해져야 고객도 행복해지고 회사도 행복해진다.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일이 없다면 모든 인생은 부패한다, 그렇지만 일에 영혼이 없다면 인생은 질식사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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