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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눈높이’보다 훨씬 높은 삐까번쩍 사외이사진

 

박지영 기자 | pjy@newsprime.co.kr | 2012.03.28 09:04:29

[프라임경제] ‘눈높이교육’으로 유명한 대교의 어깨에 ‘지름신’이 걸터앉은 모양입니다. ‘사외이사 쇼핑’이 한창인 탓인데요,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스타급인사를 ‘싹쓸이’ 하다시피 장바구니에 담아 눈길을 끕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있는데요, 바로 차병원그룹 황영기 총괄 부회장입니다. 잘 알다시피 황 부회장은 금융권에서 이름께나 날리던 ‘파워 금융맨’인데요, 그만큼 이력도 화려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황 부회장이 애초부터 ‘금융’과 연이 있었던 건 아니라는 겁니다. 서울대 상대(무역학과)를 졸업한 데다, 첫 직장은 금융기관이 아닌 삼성물산이었습니다. 

   
대교 황영기 신임사외이사.
그런 황 부회장이 ‘금융의 길’로 들어선 건 우연한 기회를 통해섭니다. 그룹 영어경시대회 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거죠. ‘회장님’ 눈에 띄어 비서실 국제금융팀으로 발령받은 황 부회장은 마약에 빠지듯 ‘숫자의 매력’에 차츰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홀연 런던정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난 것도 같은 맥락에선데요, 국제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고 싶어서였습니다. 재무관리를 전공한 황 부회장은 졸업 후 파리바은행 서울지점서 제2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데, 이후 영국 뱅커스트러스트 서울지점 기업금융 부장, 도교지점 국제자본시장부 아시아 지역담당 부지점장까지 지내면서 ‘금융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걷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재를 삼성이 쉬이 내줄리 없겠죠? 황 부회장은 다시 삼성으로 돌아가 △비서실 재무팀 이사 △삼성전자 자금팀 상무 △삼성생명 전략기획실 전무 등 주요요직을 두루 거칩니다.

물론 황 부회장의 저력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샐러리맨의 신화’를 직접 쓰기도 했는데요,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과 삼성증권 사장을 지냈던 거죠. 

하지만 황 부회장은 늘 ‘2%’가 부족했습니다. 제아무리 사장이라곤 해도 ‘총수’가 버티고 있는 한 ‘2인자’일 수밖에 없었으니깐요. 황 부회장이 ‘삼성’이란 간판을 버리고 우리금융행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황 부회장은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맡아 민영화란 새로운 섬으로 우리금융호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분별한 자산 확대 탓에 좌초대고 말았죠. 이후 쫓겨나다시피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금융감독원 징계로 인해 임기를 다 채우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흘러 흘러 차병원그룹 부회장까지 지내게 된 거죠.

이밖에도 대교는 이번 쇼핑을 통해 이사에 △조영완 ㈜대교 미디어사업부문 대표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에 △배동만 제일기획 고문을 신규 선임했는데요, 이들의 이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조영완 대표의 경우 ㈜하나로텔레콤 경영관리총괄 상무에 이어 SK브로드밴드㈜ CS대표를 지낸 ‘장’ 출신이고요, 배동만 고문 또한 ㈜제일기획 대표 및 ㈜에스원 대표를 역임한 ‘삼성맨’입니다.

3명의 경력을 한데 모으면 우리나라 학연과 지연은 단연 ‘최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삼성 △SK △LG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헬싱키대학교대학원 △런던대학교대학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화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여기에 지주사인 대교홀딩스 사외이사까지 합치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인데요, 대교홀딩스 사외이사로는 △신영철 전 한국능률협회 회장 △엄기영 전 문화방송사장, 감사에는 △김남문 전 한국주류협회 회장(전 국세청 법인납세국 국장)이 버티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교의 ‘사외이사 쇼핑’은 주력사업인 교육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한편 기업이미지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이유야 어찌됐던 대교 회장님께서는 이들 사외이사 얼굴만 봐도 배부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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