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칼럼] 상담사는 투병중! 상담사의 피로감을 줄이려면?

 

지윤정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12.02.21 09:26:30

[프라임경제] 상담사로 입사를 하면 건강이 나빠지고 시름시름 앓다가 허름한 체력이 되어 퇴사한다는 속설이 있다. 늘 감기를 달고 살고, 전염병 돌듯 감기에 쉽게 옮고, 산업재해 신고라도 하고 싶은 어깨결림, 성대결절, 목디스크에 시달린다. 지금 상담사들은 투병중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점심을 밥먹듯 굶고, 어쩌다 먹어도 컵라면으로 때우고, 야근 많고, 고객 스트레스 때문에 술 마셔서 그런걸까? 토크타임을 줄여주고, 쉬는 시간을 많이 주고, 간식을 수시로 주고, 마사지를 받게 하면 해결될까?

오늘은 상담사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한 몇가지를 제안한다.

◆원인을 제대로 알자 -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다

원인을 어떻게 규명하느냐가 해결책의 방향을 바꾼다. 피로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피로를 줄이고 피로를 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피로감은 일 때문이 아니라 마음 때문에 온다고 한다. 피로감은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 피로에서 더 온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도 우리가 피로를 느끼는 대부분은 정신적 원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순수하게 육체적 원인에서 오는 피로는 극히 드물단다. 사람은 권태를 느끼면 인체의 혈압과 산소의 소비량이 현실적으로 감소되지만 자신의 일에 흥미와 기쁨을 느끼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신진대사의 속도가 늘어난다.

일이 힘들고, 쉬지 못하고, 몸이 피곤해서 피로한게 아니라, 정신적 지루함, 원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느낌, 허무함, 시간이 없다는 생각, 불안, 걱정, 이러한 감정적 요소들이 상담사를 더욱 피로하게 만든다. 고된 일보다 헛된 일이 더 힘들다. 상담사에게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강도 못지 않게 정신적으로 고달픈 노동 환경을 만들고 있지 않나 되짚어보자.

상사에 대한 눈치, 고객에 대한 억울함, 실적에 대한 조바심, 동료에 대한 섭섭함, 매일 반복되며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인한 허무함, 정당하지 못하게 칭찬 받는 동료를 보면서 느끼는 불편함, 비슷한 일을 하면서 차별적으로 우대받는 직원들 때문에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 이런 것들이 상담사를 더 지치게 하고 더 아프게 하는 것이다. 

◆정신적 휴식을 하자 - [대기중]은 쉬는 것이 아니다

쉬면서 일을 한 사람과 쉬지 않고 일을 한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생산성이 높은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지치기 전에 일상에서 잠깐씩이라도 쉰 사람이 계속 쉬지 않고 일한 사람보다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일을 하더란다. 지치기 전에 쉬어야 한다. 지치면 회복이 어렵다.

상담사가 업무 중에 잠깐씩 충전하고 회복할 시간을 부여하는가? 고객응대를 하지 않는 시간은 모두 휴식시간으로 착각하는 센터장이 있다. 대기중은 어떤 고객이 무슨 요청을 할지 불안해하며 정말 말 그대로 [대기 중]인 것이다. 상담사의 정신적 휴식을 위한 프로그램이 고민되어야 한다.

불편한 회식, 어설픈 야유회,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 안 친한 상사와의 면담은 상담사를 휴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달프게 하는 것이다. 또한, 무조건 불평만 들어주고, 술 사준다고 정신적 휴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일 생각, 점심을 먹으면서도 오전에 받은 컴플레인 생각을 하면 휴식이 아니다. 일 생각을 떨쳐버리고, 명상, 자존감 되살리기, 가치와 사명 되짚기 등이 필요하다 . 방전되기 전에 충전시켜야 한다. 그래야 한 시간 더 일할 수 있고 1년 더 건강할 수 있다.

◆일 속에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요소를 만들자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은 지치지 않는다.고객센터 업무도 이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는 요소를 가미해야 한다. 고객상담이 지루한 일로 느껴질 때 조금 더 재미있는 일로 느껴지게 위해 윌토피아가 개발하고 있는 IT솔루션 프로그램 중 몇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고객 얼굴 상상하여 알아맞히기. 고객 상담 후 고객정보 이력화면에 8가지 얼굴 몽타쥬 중 하나를 설정하고 다른 상담사의 의견과 싱크로율을 맞춰보는 게임식 솔루션이다.거꾸로 고객상담시 고객정보가 화면에 뜰때

고객의 연령, 성별, 상담스타일을 고려하여 연예인 얼굴이 화면에 뜨는 방식도 재미있다. 20대 남자 고객은 ‘소지섭’사진이 뜨고, 40대 여성이면 ‘이영애’ 사진이 뜨는 프로그램이다.

둘째, 보람 고객 & 진상 고객 콩 주머니. 보람차고 기분 좋게 해준 고객과 상담한 후에는 오른 쪽 주머니 콩을 왼쪽 주머니로 넘기고, 까다롭고 인격을 모독하여 기분을 상하게 한 고객과 상담한 후에는 왼쪽 주머니 콩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방식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어느쪽 주머니가 많아졌는지 세어보며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팀 세러머니 프로그램이다. 

셋째, 유머 위키 사전. 속상한 일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보다 가볍게 웃어넘기거나 가소롭게 비웃어보면 마음이 풀린다고 한다. 까다롭거나 이상한 고객에게 별칭을 지어서 서로 공유하면 어떨까? 삐리리, 자폐아, 부산진상, 영구없다 등등 고객의 유형에 따라 우리끼리 별명을 부르다 보면 유대감과 해탈감을 갖게 된다. 또 재미있는 유머나 동영상, 이상한 고객사례 등을 서로 나눌 수 있는 회사 내 소셜 트윗을 가동하여 서로 공유하고 위로해주는 심정적 해우소가 마련되면 좋겠다.

   
윌토피아 지윤정 대표
레몬을 상상하면 침이 고인다. 마음과 몸은 같이 간다. 마음이 불편하면 몸도 아프다. 마음이 편해지려면 부정적 감정의 찌꺼기를 분해 해독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분노는 분뇨처럼 배설해야 한다. 화는 다스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풀려야 해결된다.

상담사는 업무지식만으로 고객상담을 하지 않는다. 사람을 상대하며 사람과 감정을 나눈다. 업무지식을 감성과 배려에 포장하여 고객에게 서빙한다. 거짓말로 친절을 가장하며 사탕발림으로 인사를 하고 시치미를 떼며 진심을 억누르는 서비스는 이제 고객도 알아차린다. 진정성있는 상담, 진심을 나누는 상담, 생동감 있는 상담을 하려면 상담사가 충전되어 있어야 한다. 지쳐서 방전된 상담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는 어렵다. 지치기 전에 충전해 주자. 상담사의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여러 가지 시도가 필요한 때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