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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객과 협상, 목표 집중이 가장 중요

 

지윤정 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12.02.07 09:14:41

[프라임경제] 협상은 무엇을 보상하느냐보다 누가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다르다. 김치냉장고가 고장나서 친정엄마가 해준 김장이 다 시었다, 친정엄마의 노고까지 보상하라! 염색약이 이상해서 머릿결이 다 상했다, 내 원래 머릿결을 돌려 달라!

대응 차원을 넘어서서 협상, 분쟁, 소송까지 가야할 정도로 예민한 컴플레인이 늘고 있다. 상담사들은 권한 밖의 해결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고객을 감당하지 못하고 관리자에게 넘긴다. 이때 관리자는 두 가지 시험을 치르게 된다. 계획적이고 논리적으로 고객을 극복해야 하는 일 뿐만이 아니라 지켜보는 후배들에게 리더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하는 시험까지 치르게 되는 것이다.

집요하게 보상을 원하는 고객과는 응대라는 자세보다 ‘협상’이라는 자세를 갖는 게 좋다. ‘협상’이란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고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접근하여 상대와 내가 원하는 바를 둘 다 이루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협상 담당자가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자세가 있다.

첫째, 한 번에 끝내려고 하지 말자. 상담사가 SOS를 치면 우선 받아나 보자는 마음으로 전화를 넘겨받는데 그러면 안 된다. 사전에 상담사로부터 컴플레인 하는 고객의 취향, 원하는 바, 상대의 감정, 상대의 머릿속 그림 등을 최대한 파악하고 감정을 추스른 후 전화를 해야 한다. 따라서 상담사가 바로 연결해 주려고 하면 5분 내외의 말미를 갖고 상담사에게 상황을 전해들은 후 관리자가 직접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

또한 한 번에 해결하려하기 보다 상담사에게 전해들은 내용과 비교하며 상대의 니즈와 관심을 직접 파악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바가 ‘책임 있는 사과인가? 납득할 만한 보상인가? 그간의 노고에 대한 진정한 인정인가? 등 어떠한 요구와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상황 파악, 고객분석, 고객의 머릿속 그림 등을 그린 후에 우선 조치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를 끊어야 한다. 섣부르게 제도나 원칙을 제시하면 고객은 더 큰 칼을 휘두를지 모른다.

2차 전화에서는 고객에게 제안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제안이 고객에게 어떤 이득과 혜택이 있는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고객이 원했던 것과 어떻게 부합하며 고객이 원하는 바가 왜 이것과 연관되는지 연결시켜주어야 한다. 조금씩 이해시키고 하나씩 납득시키며, 회사도 함께 물러서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고객이 요구하는 바의 진정한 목적에 집중하면 다른 대안을 제안할 수 있다. ‘돈은 안 되지만 양해 선물을 보내 드리겠다’, ‘할인은 안 되지만 특별 이용권을 드리겠다’ 등 다양한 대안을 찾아보자. 이런 대안을 찾으려면 고객이 원하는 바를 다양하게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고객에게 숨겨진 가치가 우리 조직에서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지점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찾는 것이 담당자의 역할이다.

   
(주)윌토피아 지윤정 원장
셋째, 인간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집요한 고객을 응대할 때는 ‘해결’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 협상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내용은 8%, 절차는 37%, 사람은 55%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무엇을 보상하느냐보다 누가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까다로운 고객을 대응할 때는 특히나 인간적 소통이 필요하다. 사과를 해서라도 상대의 감정을 보살피는 감정적 치유를 하자. 진정하라고 말하기보다 그가 왜 흥분하는지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그러다보면 고객도 회사에게는 화가 나도, 응대하는 직원에게는 유대감을 느낀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다. 목표는 고객과 말싸움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회사와 고객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빨리 이루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이 지금 무엇을 바라고 어떤 대안이 있느냐이다. 목표에 부합할 행동만 선별적으로 하자.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회사의 여건 하에서 최대한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전화를 끊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단서에 집중하고 다른 신경전은 접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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