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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⑪] 박찬선의 이론조론(理論造論)

아이폰 시리(Siri)로 살펴본 상상마케팅

박찬선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1.11.08 15:20:48

[프라임경제] 2011년 10월 11일 아이폰4S가 출시되고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단 하루 만에 예약 판매가 100만 대를 넘어서더니 사흘 만에 400만 대 이상 팔리는 등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처음 아이폰4S를 Apple의 새로운 CEO인 팀 쿡이 발표했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었다. 창의와 혁신의 대명사인 스티브 잡스가 떠나고 COO였던 팀 쿡이 제품 발표를 했을 때, 역시 애플은 스티브 잡스 없이는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곧 아이폰4S의 시리(Siri)라고 하는 음성인식 개인비서 프로그램(Personnel Assistant)의 시연과 데모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아이폰4S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반향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반향과 맞물려 Apple보다 앞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인 보이스토크(Voice Talk)를 스마트폰에서 기본으로 제공하고 음성인식서비스를 리드하던 Google의 실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시장은 Apple의 혁신성과 독창성을 다시한번 칭송하게 되었으니, 음성인식 기술의 실용화를 주도하고 혁신적인 첨단 서비스를 대표하던 Google에겐 불명예스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이렇게 음성인식 서비스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던 Google이 한 순간에 애플에게 뒤쳐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말했듯이 Google은 스마트폰 OS를 대표하는 안드로이드에 기본적으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였고, 시리(Siri)와 매우 유사한 자연어처리 개인비서 프로그램인 Voice Actions을 2010년에 이미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용자는 이 기능을 사용하기는커녕 이러한 기능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Google의 Voice Talk나 Voice Actions를 소개하는 동영상과 자료를 살펴보면, 주로 기술적 우수성과 단편적인 사용방법 만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 저러한 기능이 되고, 그 기능은 어떻게 사용한다’라고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애플의 시리(Siri) 데모 동영상을 살펴보면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여 어떠한 생활방식(Life Style)이 가능한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두 서비스 간의 기능과 품질의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소비자가 머릿속에서 멋진 상상을 하게 하였는가와 이러한 상상을 통하여 한번 쯤 사용을 하고 싶은 적극적인 동기를 만들어 냈는가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넥서스 커뮤니티 박찬선 부사장
마케팅 이론에서는 ‘제품과 관련된 경험을 상상하게 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제품과 소비자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구매를 촉진한다’라는 연구결과가 많이 제시되고 있다. 애플은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사용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상상하게 함으로써 그 제품을 소유하고 사용하고픈 강력한 욕구를 만들었다. 소위 말하는 명품마케팅에서도 실제로 이러한 상상과 욕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상상마케팅만으로 모든 마케팅적 성과를 설명할 수는 없다. 상상마케팅의 성과는 그 제품 또는 서비스의 혁신성과 브랜드 명성, 기술적 특성 등과 결합되어 복잡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마케팅의 성공을 위하여서는 공급자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상상과 욕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상상마케팅의 본질과 가치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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