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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②] 강정환의 '통(通)통(通)'튀는 세상

불통(不通) - 네 탓이오

김상준 기자 | sisan@newsprime.co.kr | 2010.12.27 17:11:32

 [프라임경제] '잘 되면 내 덕, 잘못되면 조상탓이다’ 라는 속담이 있다. 시중에 회자되는 우스개소리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네 삶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면 이러한 말이 회자되고 있을까. 내 입장이 가장 소중하다고 누구나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통통 대표이사 강정환
우리는 상대방을 칭찬하거나 인정하더라도 마음속으로 하면 되지, 겉으로 표현하면 쑥스럽고 낯간지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좋은 점이나 잘 했던 행동에 대하여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낮아지게 되고, 호기심과 궁금증도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상대방에게 질문할 기회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의 생각과 맞아 떨어지거나 상대방이 자신의 장점을 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결국 만남이 줄 수 있는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 채 서먹서먹한 만남을 끝내려고 서두르게 된다. 이렇듯 나의 지각없는 작은 행동이 만남의 질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사람과 만나 대화해 보면, 상대에 대한 약점과 결점이 눈에 크게 보여서, 대부분 부정적으로 말하기 십상이다. 그래야 내가 상대방보다 못나지 않았다고 위안이 되는가 보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일까. 누구나 이런 마음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물론 ‘너에게 지고 싶지 않다. 너보다 못나지 않다’는 허영심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나 자신도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만날 때부터 나도 모르게 상대방에 대한 선입관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상대의 진심이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내 멋대로 속단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일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이 지은 '생각 버리기 연습'에서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뇌가 자극적인 생각이나 말을 무작정 따라 가기 때문에,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나쁜 쪽으로 말하기 쉽다는 말이다. 긍정적 단어가 덜 자극적이어서, 부정적인 말을 사용할 때 받는 강한 자극을 뇌가 쾌감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탈무드에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 모습 그대로 사물을 본다.’는 명언이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우리네 삶의 현실을 냉철하게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꿰뚫는 유대인 특유의 지혜로운 잠언이라고 할만하다. 최근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대화가 통하지 않는 불통의 사례가 만연해 있다.

모든 원인을 네 탓으로 쉽게 돌리는 풍조 때문에 정작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직 나만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는 자만심과 착각. 내 눈의 안경으로 사물을 본다는 자기인식 의 부재. 소통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우리 모두 불통의 덫에서 벗어나 힘찬 출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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