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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물건… 경매시장에서 ‘우뚝’

유찰된 소형물건에 최고 82대 1경쟁 “비싼 전세금으로 차라리 내집마련”

김관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0.01.25 16:40:38

[프라임경제] 최근 수도권 경매시장이 낙찰가율, 낙찰률 등 주요지표에서 하락세를 기록하며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하반기 시행된 대출규제 강화가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키자 경매시장에서도 입찰자들이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초 경매시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큰 대형물건에서 소형물건들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이미 한두 번 유찰된 소형물건들은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거나 오히려 높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소액·소형물건 품귀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 경매시장 전문가는 “올 초 경매시장은 DTI규제 강화 이후 면치 못했던 하락세가 둔화됐지만 수요자들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따라서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물건이 유찰이 되더라도 고가물건이 아닌 저가물건에서 유찰이 된 물건이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DTI영향, 일제히 하락

경매정보업체들의 자료에 따르면 제2금융권에 DTI규제가 시행된 지난해 10월12일부터 1월19일까지 수도권 법원경매 아파트 응찰자 수는 1만5320명으로 대출규제 시행직전 100일(2009년 7월4일~10월11일)동안 27.88%(2만1242명) 감소했다.

이는 지방 아파트 응찰자 수가 같은 기간동안 5.39%(2만6305명→2만4886명) 감소한 것과 비교해 5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에 위치한 아파트 입찰자 수가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로 대출규제 직전 100일 동안 서울지역 입찰자수는 6807명이었지만 대출규제 이후에는 4527명으로 33.49% 줄었다. 이중 강남권이 40%(1869명→1135명), 비강남권이 31.31%(4938명→ 3392명) 감소했다.

경매관련 주요지표인 낙찰가율, 낙찰률, 낙찰가 총액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같은 기간동안 서울, 경기, 인천아파트 낙찰가율이 3~4%대 하락하면서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도 88.56%에서 84.60%로 낮아진 것이다.

아울러 낙찰률도 37.99%에서 36.02%로 1.97% 낮아졌고, 낙찰가총액도 1조원에서 9623억원으로 7.55% 하락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대출규제 이후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감 커지면서 묻지마 입찰보다는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한 물건을 중심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물건으로 내집마련

주요지표는 하락하고 있지만 경매시장에서 저렴한 물건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연일 북적이고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전세 아파트값 대신 경매시장에서 한두 번 유찰된 물건을 찾아 내집마련을 하려는 이유에서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15일까지 수도권 경매시장에서의 3억원 이하의 소형물건들은 높은 낙찰률과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수도권 지역 3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낙찰가율이 87.5%로 3억원 초과 아파트(80.7%)보다 6.8% 높고 다세대 역시 3억원 이하는 91.5%로 3억원을 초과하는 다세대의 낙찰가율(78.7%)보다는 12.8%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월 경매시장에서는 82대 1, 60대 1등의 높은 경합사례가 쏟아졌다. 이 물건들의 주인공은 대부분 한두 번 유찰된 소액주택으로 평균 낙찰가는 약 3억원. 실제로 감정가 2억3000만원에서 2회 유찰된 상태로 진행된 구로구 구로동 두산아파트(전용44.6㎡)에는 6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이 높아져 오히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 7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입찰에 붙여진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다세대 (전용 38.55㎡)에는 40명이 몰렸다. 2회 유찰돼 감정가 1억원의 49%인 4900만원에 시작돼 9000만원(낙찰가율 90%)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번 최저가인 7000만원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요즘은 나오는 물건마다 시세와 비슷하거나 비싸기 때문에 한두 번씩 유찰된 다음 유찰자가 몰리기 시작한다”며 “최근 전세·매매시장에서 소형면적의 값이 오르고 있어 수요자들이 비싼 전세집보다는 전세값에 대출을 더 받아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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