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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정권은 ‘쇠귀의 경 읽기’ 정부인가

‘경제 회복’ 홍보처 자료에 대통령이 ‘좋은 기사’ 댓글

문창동 기자 | moonyman | 2005.11.01 10:39:37

‘쇠귀에 경 읽기’. 어찌보면 가장 흔한(?) 이 속담에 딱 들어맞는다.

국정홍보처 모 전문위원이 ‘주간외신동향’이라는 타이틀로 올린 글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 좋은 기사’라는 댓글을 달았다고 국정홍보처가 자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렸다.

‘한국경제 회복궤도 진입…신용등급도 상승’ 이라는 제목의 이 외신동향 분석자료는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이 4.4%를 기록했다는 엊그제 한국은행의 발표를 주요 외신들이 잇달아 소개하면서 한국경제가 침체기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는 내용이다.

정부-민간 경기전망도 ‘양극화’

과연 그럴까. 우리 경제의 고질병은 ‘양극화’다. 그것도 침체기의 양극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이며, 부유층과 중산층 및 소외계층의 양극화다. 정부가 나서서 서둘러 치유해야 할 ‘병마’다.

내년도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도 ‘양극화’다. 기협 중앙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11월 중소제조업 체감경기 전망’ 보고서에서도 이들 중소기업들의 대부분은 ‘경기회복이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 및 해외 유명 경제분석기관, 투자은행들도 내년도 우리 경제의 회복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재경부나 통계청, 한국은행 등은 약속이나 한 듯(?)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만 내놓고 있다. ‘지표 따로 현장 따로’가 아닌 ‘정부 따로 민간 따로’인 것이다.

‘한국호(號)’에도  ‘선장-선원 따로’

아니 심하게 말해서 ‘한국호(號)’를 이끌고 있는 ‘선장 따로’이며, 선장만 믿고 생업에 매달려 있는 ‘선원과 그 가족들 따로’ 인 것이다. 안팎의 상황이 이럴진대, 대통령은 정부에서 올리거나, 분석해 올리는 자료만 보고는 ‘참 좋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댓글을 달 때 당시의 대통령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하다. 자료 내용에 대해 ‘좋다’는 뜻이었는지,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분석이라는 의미에서 그 같은 댓글을 단 것인지 알고 싶다.

국정홍보처의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안보위험이 줄면서 외국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렸다. 6자 회담 등에 대해 북한의 입장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답답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정부의 시시각각 변하는 태도는 또 어디로, 어떤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것이다. 그같은 예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장밋빛 경기 전망’ 신뢰성 의문 

아무튼 이같은 볼썽 사나운 사례가 계속되면 될수록 통계청이나 국책연구기관이 발표하는 ‘장밋빛 경기 전망’을 국민과 기업들은 100%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제 무덤을 제 스스로 파 버리는 결과가 불보듯 뻔하다.

알다시피 최근 정부는 ‘세수가 부족하다’며 국세청을 앞세워 대대적으로 세금징수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경부와 기획예산처에서 만든 보고서가 또다시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감세논쟁 주요논점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의 요지는 ‘감세를 하면 한국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세금을 감면해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이 아니다. 별 걱정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그렇게 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권은 교체된다. 그 정권이 추진해왔던 정책도 큰 줄기가 바뀌게 된다. 하지만 그 때마다 국민과 기업들이 겪게 되는 혼란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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