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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계열 주변 ‘카드 불법모집’ 기승

모집인들, 미술관 등 곳곳서 단속 아랑곳 없이 ‘활발한 영업’

조윤미 기자 기자  2009.09.18 07: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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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용카드 불법모집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롯데월드 등 롯데계열 기업 주변을 비롯 놀이공원, 미술관, 야구장 등에서 입장권 등의 미끼로 카드 모집 행위를 벌이고 있고, 대형할인마트 등 유동인구 밀집 지역에서도 여러 ‘혜택’을 내걸고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이들의 불법모집행위 단속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지난 17일 서울 덕수궁 인근에서 벌어졌던 신용카드 불법 모집 현장을 취재했다.  

◆롯데백화점선 롯데카드 ‘불법모집’

카드 불법모집의 대표적인 사례는 롯데월드·롯데백화점 등 롯데 계열 기업 부근에서 발생했다. 카드 신규발급 불법모집인의 주 활동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모집인들은 롯데백화점에서 연회비 1만원의 롯데카드를 발급하고 핸드크림, 생활용품 5종세트, 1만원 할인 상품권 등을 총 2만5000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월드에서도 카드발급 시 3만원가량의 입장권 2매를 내걸고 카드 모집행위를 했다. 

카드 발급 시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품을 내걸고 회원을 모집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대부분의 카드 연회비가 5000~1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턱없이 비싼 사은품을 제공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카드발급을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것도 불법으로 간주된다.

◆연회비 10% 넘는 사은품은 ‘불법

17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광장. 6명의 신용카드 모집인들이 미술전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선 매표소 옆에서 “OO미술전 관람권을 무료로 준다”며 호객행위를 했다. 

   
 < 사진 = 덕수궁 매표소 옆. 신규카드발급을 하면 OO미술관 표를 무료로 주겠다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호객행위를 하는 카드불법모집인(각 사진의 오른쪽)>

   
 <사진 = 덕수궁 대한문 광장. 경찰이 순찰을 돌고 있음에도 아랑곳않고 카드불법 모집인들은 버젓이 책까지 펼쳐들고 지나가는 행인을 대상으로 신규카드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중 XX카드 모집인(박모 씨·일산)은 “만원짜리를 단체표로 끊어 싸게 샀다”며 “1장에 7500원인 미술전 관람권 2장을 제공하겠다”고 기자에게 제안해왔다. 카드를 신규로 발급하면 1만5000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박 씨는 ‘만원 연회비도 면제’ 조건을 제시하며 “4개월 뒤에 해지해도 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곳의 모집인들은 신규 가입자에게 총 2만5000원 상당의 특혜를 제공했는데,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이곳에서 카드 불법 모집 영업을 했던 6명은 롯데·삼성·외환·현대 등 각기 다른 카드사 영업점 소속 모집인이었다. 당시 경찰 4명이 순찰을 돌고 있었지만 모집인들은 순찰에 아랑곳 하지 않고 버젓이 책까지 펼쳐들고 모집에 열중했다.  

◆불법모집행위 단속의지 있나?

지난 7일 여신금융협회가 ‘신용카드 모집인 합동기동점검반’ 운영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카드불법모집인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각 카드사들의 모집인들은 정부 당국의 이 같은 의지를 비웃는 듯 불법모집을 하고 있었다. 

여신금융협회가 신용카드 불법모집인 단속하게 된 이유는 최근 대형할인점 및 놀이공원, 전시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현금 및 경품제공 등을 통한 불법모집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특히 여름 바캉스철을 맞아 놀이공원 및 물놀이 파크를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카드 신규발급 시 무료입장권 제공 등의 불법영업이 빈번했다”며 “이로 인해 신용카드 모집을 위해 운영 중인 신용카드 전업모집인수가 점차 감소하고 오히려 불법모집행위가 더욱 급증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시행한지 보름밖에 되지 않아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신용카드 모집인 합동기동점검반’은 백화점 할인마트 축제 등에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분포된 지역이 많아서 단속이 되지 않는 지역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부당국도 카드사도 “해결 어렵다” 한목소리

카드 모집인들은 왜 불법인줄 알면서도, 게다가 고가의 사은 혜택을 제공하면서까지 길거리 불법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다름 아닌 수수료 때문이다. 

삼성·현대·롯데·우리카드 등이 카드 모집인에게 제공하는 ‘건당’ 수수료는 약 3만원~7만원선. 약 3만원가량의 사은품을 제공하더라도 이들에게 남는 이익은 최대 4만원이나 된다.  

이 뿐 아니라 모집인들은 카드 사용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때문에 출혈적으로 많은 경품을 제공해도 카드 발급수가 많을수록 되돌아오는 돈이 커지는 구조다.
 
반면 은행 카드사들의 행원 카드발급 수수료는 전문 모집인들이 취하는 ‘혜택’에 못 미친다. 인센티브는 아예 없거나 5000원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사고과를 통해 지점 평가 등수에 반영되는 정도의 가산점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은행에서 카드를 발급 받는 것보다 불법 모집인을 통해 가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김영기 팀장은 “카드발급을 이유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연회비의 10%이상 과도하게 경품을 주는 것은 위배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며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지난해 1월 초년도 연회비는 반드시 카드가입자가 지불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사실 카드모집인들도 노점상인들과 같이 생계형 직업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벌만이 해결 방안은 아니다”며 “모집인 제도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이 문제를) 100% 해결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카드모집인 제도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본사 차원에서 영업소를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영업모집인의 활동을 일일이 모니터링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안일한 대답만 되풀이할 뿐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진행중인 ‘신용카드 모집인 합동기동점검반’ 활동으로 카드사의 ‘눈 가지고 아웅’식의 영업에 제동이 걸릴 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전남주 기자 cnj@newspr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