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호텔신라 이부진(39) 경영전략담당 전무의 최근 행보가 심상찮다. 올 삼성인사 때 홀로 보란 듯이 승진한 건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 경영에도 전격 동참하게 됐다. 심지어 재계에선 “BJ(이부진 전무를 일컫는 영문이니셜)가 오빠 JY(삼성전자 이재용 전무)를 찍고 ‘포스트 이건희’로 발돋움 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 삼성 측에선 확대해석을 일축한다. 하지만 이 전무는 무엇보다 탁월한 경영 능력과 눈에 보이는 실적이 있다. 때문에 삼성가 안팎에선 “실력 면으로 따지자면 BJ가 YJ보다 훨 낫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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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이부진 전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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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무는 최근 삼성에버랜드에 사무실을 마련, 정기보고를 받는 등 에버랜드 경영에 본격 참여하기 시작했다. 또 일찌감치 ‘친위세력’을 구축해 에버랜드 전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에는 이 전무의 학연인 연세대 출신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무가 책임지게 될 주사업 부서는 에버랜드 전체 매출의 3분 1정도를 차지하는 푸드컬처(FC) 부문. 푸드컬처는 환경개발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E&A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서다.
◆그녀가 에버랜드로 간 까닭은?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장녀 이 전무를 다시 보게 된 데는 오빠 이재용 전무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전무의 합의이혼 사태가 이부진 전무를 재조명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경영 스타일이나 능력 면에서 오빠보다 여동생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이 아버지 이 전 회장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BJ가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건희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BJ가 호텔신라 경영에서 큰 성과를 낸 것을 높이 산 결과”라고 귀띔했다.
관계자는 이어 “BJ의 에버랜드 경영참여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며 “내부에서는 후계 문제와 관련해 이 회장이 JY와 BJ를 본격적으로 경쟁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부진 전무의 깐깐한 일처리 방식도 부친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무의 경영스타일은 꼼꼼하다 못해 ‘깐깐하다’. 지난 9월 초 한국신용평가에서 호텔신라가 ‘AA-(안정적)’란 신규 평가를 받아낸 것도 이 전무의 ‘깐깐함’에서 비롯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녀는 직접 호텔 객실에 투숙해 온도와 습도·공기청정도 세 가지 수치를 꼼꼼히 기록, 객실의 최적화 수치를 자동시스템으로 구축할 정도로 억척스럽다.
‘구렁이 담 넘듯’ 그냥 넘어가는 법도 없다. 지시를 내리면 반드시 재확인한다. 계획한 바가 비교적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전무의 민첩함과 치밀한 일처리는 아버지 이 전 회장을 꼭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유의 깐깐함 ‘포스트 이건희’ 이미지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부진 전무는 ‘떡잎’부터 달랐다. 이 전무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5년 삼성복지재단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그녀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교육·복지·문화 쪽 관련 사업에서 ‘품위 있는’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내놨다.
그런 그녀가 진면목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8월 호텔신라 기획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터다.
지난 2006년의 일이다. 이 전무는 레스토랑 ‘파크 뷰’ 뿐 아니라 호텔신라 로비와 연회장 등을 크게 손봤다. 물론 이 때도 특유의 깐깐함이 빛을 발했다. 저녁 7시쯤 시작한 리모델링 회의는 새벽 2~3시까지 이어지기 일쑤였다.
이 전무가 주도한 리모델링 작업을 곁에서 지켜본 삼성그룹 관계자는 “공사 계획을 따져 보는 눈초리나 공사 현황을 살피는 빈틈없는 성격이 아버지를 빼다 박았더라”고 귀띔했다. 이 전무가 리모델링에 들어가기 전 공사를 세 번이나 연기시켰다는 일화는 업계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반면, 호텔신라의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때는 이 전무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호텔신라 측은 인천공항에 입점할 경우 연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뛰어들었다. 물론 진두지휘는 이 전무가 맡았다.
면세점 입점 티켓을 따내기 위해 이 전무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실패율 0%’를 지향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호텔신라 내부사정에 밝은 한 재계 관계자는 “이부진 전무를 보면 ‘포스트 이건희’의 기운이 느껴질 정도인데, 막상 신라호텔 쪽 사람들이나 또 삼성그룹 사람들은 이미 황태자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재용 전무 쪽을 의식하느라 이런 얘기를 하기가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이부진 전무의 발전 가능성은 활짝 열려있기 때문에 그룹을 이끌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도 “삼성가 쪽에선 여자가 능력이 출중한 경우가 많다”며 “이부진 전무 정도면 앞으로 대표적인 여성 총수로 발전할 것 같고 삼성의 미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