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요 편의점 업체들이 지하철 9호선 역사 내 입점권을 따내기 위해 지난 2005년 기발한 입찰조건을 내거는 등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9호선은 지난 7월24일 교통요금과 개찰구 시스템 문제 등 우여곡절 끝에 개통됐다. 하지만 당시의 잡음과는 달리 여느 노선보다 깔끔하고 쾌적하고 넓은 역사 내 공간을 자랑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타 노선과 달리 계획적으로 잘 마련된 편의점 시설로 이용객들에게 편의성까지 제공하고 있다.
9호선에 들어선 편의점은 훼미리마트. 총 24개의 매장이 당당하게 들어서있다. GS리테일의 자회사 왓슨스, 미스터도넛도 3~4개 입점해 있지만 훼미리마트가 사실상 편의점은 장악하고 있다. 편의점들은 현재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지만 이렇게 자리 잡기까지엔 엄청난 경쟁과 난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9호선 편의점 임대사업 공개입찰 당시 역사 내 상권을 잡으려는 편의점 업체들의 경쟁은 겉보기와 달리 매우 치열했고, 그 후유증도 컸다.
당시 공개 입찰에 뛰어든 편의점업체는 세븐일레븐, GS리테일, 보광훼미리마트,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이었다.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업체들은 대거 참여했다. 입찰가를 넣어두고 낙찰을 받는 공개입찰 방식이었다. 메트로 관계자에 따르면 1차는 유찰됐다. 응찰 가격이 내정 가격에 미달했기 때문이었다. 2차엔 GS리테일과 보광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이 응했고 결국 보광이 낙찰됐다.
![]() |
||
| <사진=보광훼미리마트는 지난 7월 24일 9호선 개통과 동시에 개화역점을 오픈했다.> | ||
◆“2~3배 높은 입찰가로 눌렀다”
GS리테일과 세븐일레븐이 보광을 따라 잡을 수 없었던 것은 우선 입찰가격 때문이었다. 보광은 타 업체에 비해 최고 3배 가량 높은 입찰가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 관계자는 “보광의 낙찰가가 타 업체들에 비해 2~3배 높은 상당한 수준이었다”며 “9호선이 서울의 서와 동을 가로지르는 최고 라인이었기 때문에 노선도의 매력을 봐도 서로 탐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모두 9호선을 탐냈다. 임대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데다 24개의 매장을 한꺼번에 오픈 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9호선은 다른 노선에 비해 임대료가 싸다. 5~8호선 도시철도공사 임대료는 9호선의 2배, 공항철도는 1.5배 수준이었다.
또 서울 도심 알짜 지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최상의 라인이라는 점 역시 편의점 업체들을 사로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광이 9호선 유치를 위해 다양한 물밑작업을 벌였다고 전한다. 보광 측은 9호선이 자동 무인시스템이라는 점에 착안, ‘역무 대행’이라는 독특한 옵션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메트로 관계자는 “9호선이 무인시스템을 추구하기 때문에 보광 측이 그런 옵션을 달았다”며 “타업체들이 옵션으로 내걸지 못한 것을 보광이 미리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광 측 사람들은 타사 업체와 달리 (메트로에) 자주 찾아와 꼬박꼬박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으며 열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9호선 진입은 편의점 업계에선 당시 최대 이슈였다.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 지하철 임대 사업이었기 때문에 선점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업체 대표들까지 나서서 9호선 진입을 챙기는 바람에 업체 간 자존심 대결도 대단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2005년의 ‘혈투’는 보광훼미리마트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어 2006년엔 GS리테일이 공항철도 입점권을, 2007년에는 세븐일레븐이 5~8호선 입점권을 따냈다.
보광훼미리마트 관계자는 “공개입찰 당시 입찰가 자체는 다른 편의점 업체와 대동소이했다"고 주장하고 "다만 제안서에 9호선 역사 내에서 도울 수 있는 역무대행이라던가, 지하철 운영시간에 맞춰 역사 내에서 보광을 광고할 수 있는 옵션을 많이 걸었다”면서 “메트로가 보광 측의 운영력과 PT제안서를 보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지 비정상적으로 열을 올린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