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말 엄청난 성과를 일궈낸 것일까. 정부가 코레일의 인천공항철도(주) 인수를 주도한 것과 관련, 마치 큰일을 치러낸 것처럼 자랑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코레일은 지난 6월 공항철도의 민자 지분 88.8%를 매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매도인 대표인 현대건설과 체결, 협상을 벌여 1조2058억원에 매입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정부주도로 지난 3월부터 벌인 지루한 협상 끝에 얻은 결과다. 정식체결은 이르면 이달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당장의 이 같은 결과에 “큰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자화자찬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그동안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정부도 이번에 큰 성과를 거뒀지만 더 나아가 건설사도 크게 손해 보지 않았고 코레일도 조금이라도 부담이 적은 금액으로 매입할 수 있어 결국 이번 협상은 3자가 윈-윈(win-win)한 것이다”고 말했다.
당연히 책임을 지고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마치 타인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된 문제에 적극 나서 해결한 것처럼 느껴진다. 정부가 이를 자랑삼아 쇼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현재 공항철도의 심각한 적자문제는 건설사 자본 특혜, 잘못된 수요예측 산정, 김윤기 사장의 석연치 않은 부임 및 돌연사퇴 등 숱한 의혹과 함께 국정감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추진한 국토부를 비롯해 감사원, 한국교통연구원, 현대건설 컨소시엄 그 누구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가 거뒀다고 하는 이번 성과도 눈속임에 불과하다. 정부가 코레일이 공항철도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한 배경은 황당하게도 코레일의 낮은 투자수익률이다. 다른 회사들이 제시하는 투자수익률은 높기 때문에 지금의 운영수입 보장금 90%를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하지만 코레일은 공기업이다. 당연히 다른 민간회사들과 비교할 때 기대이익이 높은 편은 아니다.
정부는 이 같은 근시안적인 발상으로 눈덩어리처럼 커지는 재정부담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국민 부담을 13조8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절반가량 낮췄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코레일은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경영에 큰 부담을 가지게 됐다. 이는 국민부담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담금액도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6조7000억원은 여전히 국민이 부담해야 할 몫으로 남아있다. 이와 함께 코레일이 공항철도 인수를 위해 이달부터 11월까지 3개월에 걸쳐 분납해야 하는 1조2058억원도 국민의 혈세로 지급될 예정인 가운데 공항철도 인수 시 약 3조2000억원의 부채도 떠안게 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국토부는 눈앞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코레일을 이용한 것이다. 국민부담은 정부와 공기업으로 이원화 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대로라고 볼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서울역까지 전 구간 개통, 9호선 직결, 청라지구 호재 등으로 수요인원이 늘면서 수익도 나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이는 막연한 기대감이지 구체적 근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 근거가 된다면 왜 민간회사에서 개통 2년 만에 처분을 하려고 하는가. 내년까지만 기다리면 수요인원도 늘고 수익도 점점 나아질 것인데 말이다.
실패한 민자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며 만족해하고 있는 정부.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손실을 더 줄이기 위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임을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