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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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북한이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을 뻔히 알면서도 ‘물 폭탄’ 테러를 퍼 부은 것이다.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국가의무 위반행위이며, 정전체제 하에서 남쪽에 대한 도발행위다. 그런대도 북한은 댐의 수위가 높아져 불가피하게 방류하게 됐고, 앞으로 많은 물을 방류하게 되는 경우 남측에 사전 통보할 것이라는 한마디로 답해왔다. 실수나 사고가 아니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민간인 사망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한마디도 없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떤 경우라도 북한이 방류 사실을 사전에 통보했더라면 참변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근 평강지역에 큰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임진강 댐 수위가 높아졌다는 가당치 않은 이유를 들었던 것이다. 북한이 임진강 상류 저수량 3억- 4억 톤에 달하는 황강에 5개의 댐을 건설하여 수문을 막으면 경기북부 일대에 가뭄이 들고, 열어 놓으면 대범람이 발생한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음을 감안하면 어떤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북한이 단 한마디의 언질이나 사전협의도 없이 그랬다면 의도적인 도발로 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북한군이 통상 9~10월에 군단별로 실시하는 전투지휘 검열 기간에 댐과 저수지에 대한 관리실태를 조사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북한은 서울을 불바다와 물바다로 만들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남측의 평소 대비태세와 위기대응 수준을 살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북쪽댐의 물을 몇 시간, 몇 초만에 얼마만큼 흘려보내야 수공(水攻)의 효과가 생기는지를 알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사태의 심각성이 이러함에도 우리 정부당국 역시 북측 해명은 납득할 수준이 아니며 인명피해에 대한 사과가 없어서 유감 이라는 반응에 그쳤다. 정부는 모처럼 북한이 유화분위기를 만들어 오는데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가뜩이나 민주당은 MB 정부의 강경자세가 북한을 경직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해 오던 터였다.
그런대 김형오 국회의장이 사고발생 3일 만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앞으로 사과촉구 성명서를 냈다.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성명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면 최소한 인도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인간사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또 생명을 중시해야 진정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음을 꼬집었다. 그리곤 국회 현장방문단 구성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남쪽의 국회수장이 북쪽의 최고인민회의 수장에게 유감의 뜻을 보낸 것은 사건의 심각성으로 미루어 나름의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이번 사태가 던져 준 문제의 본질은 북한이 남쪽을 향해 도전했다는 사실이며, 그 위협이 무고한 국민희생으로 나타났고, 사전 대비태세는 무용지물이었음이 확인 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수도권방어전략 차원에서 즉각 대응하는 집중의 원칙을 택해야 했다. 공격적 군사작전의 전개가 아니라 국가 총력전 차원의 상징성을 띤 대응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나서지 못할 처지면 국방부나 합참이 나서야 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국가가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나? 불필요한 적개심을 품고 있는 상대방의 ‘자비’ 만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인지 가당치 않은 처사이고 잘못된 현실인식이다. 합참의장의 북한에 대한 강력하고 단호한 책임추궁이 있어야 했다는 말이다. 북한이 총, 칼을 직접 들이밀지는 않았지만 남쪽을 향해 국제협약을 무시하면서 기습적으로 무단방류를 감행한 전술판단과 행위 자체는 명백히 군사전략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합참의장에게는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각 군의 작전부대를 지휘, 감독하도록 법적권한이 부여돼있다. 특히 통합방위 본부장으로서 적의 침투, 도발이나 그 위협이 가해지는 경우 국가총력전의 개념에 입각하여 각종 국가방위 요소를 통합, 운용하기 위한 각종 권한을 수행하는 임무가 부여 돼있다.
뭔가 두서없이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
우리정부가 이번 사건을 보는 시각이 어디에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주소를 잘못 찾은 것이다. 북한은 남북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측에 협박을 가할 때 총참모부가 나섰다. 논리적으로 보면 우리의 통일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처럼 북한도 총참모부가 아니라 정무원이나 대남부서가 나섰어야 했다.
2009. 1월 북한이 개성관광 중단과 인원 추방, 경의선 철도 운행중지 등 대남 강경조치를 강행할 때 북한은 대좌계급장을 단 총참모부 대변인이 나와 ‘전면대결 태세진입’으로 협박했다. 미국의 북한 금창리 핵시설 문제제기, ‘작계5027’ 수립, 북한의 일방적 서해북방 한계선 무효선언 시에도 북한은 총참모부가 나섰다. 상황을 그만큼 절박하게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에서 북측은 절박하고 남측은 절박하지 않다는 생각을 우리당국이 갖지 않기 바란다.
남측이 이처럼 대북문제에 대해 자꾸 ‘헛발질’을 계속하면 돌아오는 것은 이번 사건과 같은 참담한 재앙의 반복일 뿐이다. 향후 북한의 우발을 가장 한 계획적 도발행위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태도를 분명히 하고 확실히 쐐기를 박아야 한다. 못된 짓을 하면 막대한 손해와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뒤따른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는 단호함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와 지휘관은 그래야 한다.
그래서 똑똑한 대처가 필요하다. 북한은 불장난에 이어 물장난으로 대한민국을 희롱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불량학생인 북한이 막장까지 가지 않도록 못된 버르장머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 (정치학 박사/ 본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