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강덕수 회장 ‘조선 신화’ 이어갈까

[50대 기업 대해부]-STX ① 창업1세대가 이끄는 글로벌 기업

이광표 기자 기자  2009.09.09 10:58:4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기업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침에 따라 성장하거나, 몰락한다. 이는 세계적인 기업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류, 3류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 기업 대해부]는 STX그룹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올해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혈족’으로 그룹 지배구도를 형성하는 재계 오너그룹 사회에서 유일무이하게 혈족과 출신성분이 평범한 강 회장은 오로지 경영능력만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재계 주요그룹 중 보기 드문 창업1세대로서 STX그룹을 일대 도약시킨 강덕수 회장.> 
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초고속성장을 거듭하던 STX그룹은 2008년 말 자산기준으로 재계 순위 12위까지 치솟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강 회장과 STX그룹의 성공 요인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을 꼽는다.

평사원으로 쌍용 그룹에 입사해 사장 자리에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를 일으킨 바 있는 강 회장은 ‘신화’가 된 이후에도 다른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STX그룹을 창업했다.

1973년, 옛 쌍용그룹의 주력계열사였던 쌍용양회에서 입사해 빼어난 능력을 인정받으며 경영관리, 기획 금융 등 요직을 두루 거쳤던 강 회장은 1993년, 쌍용중공업의 CFO(재무담당이사)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M&A파워로 글로벌 무대서 ‘훨훨’

강 회장의 2000년, 일대 전환기를 맞는다. 당시 외환위기로 경영난을 겪던 쌍용그룹이 회생차원에서 쌍용중공업의 퇴출을 결정하고 지분을 매각하며 새로운 대주주에 의해 전격 CEO로 발탁된 것.

이때부터 남다른 안목을 보였던 강 회장은 과감히 사재를 쏟아 부으며 쌍용중공업의 경영권을 인수했고, 2001년 상호를 STX로 변경한 것이 그룹 출범의 시초가 됐다.

새롭게 그룹을 출범시킨 후, 엔진 부품사업을 통해 엔파코(현 STX엔파코)라는 회사를 신설했으며, 당시 법정관리 기업이었던 대동조선 인수까지 단행했다.

그의 탁월한 인수 능력은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장 동력이 되며, 그룹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이뤄지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지난해 STX유럽-경남 진해-중국 대련을 잇는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의 성공적 구축을 계기로 일반 상선에서부터 여객선, 해양플랜트 및 방산용 군함까지 조선 4대 분야 전 선종을 건조하는 세계 유일의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을 완성하며, 불황기 극복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말 STX조선이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글로벌성장 전략이 빛을 발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강 회장의 이 같이 남다른 안목은 조선업계가 수주가뭄으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순간에서 돋보이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강 회장은 국내 20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창업1세대로 주목받고 있으며, 올해 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부회장에 잇달아 선출되기도 했다.

◆신재생 에너지, 그룹 ‘블루오션’ 정착

한편 STX는 향후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적극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10일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선박박람회인 ‘노르시핑(Nor-Shipping) 2009’ 전시회에 참석한 바 있는 강덕수 회장은 “향후 에너지 사업이 주류 산업으로 떠오르게 될 것에 대비해 이 분야를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사업 뼈대를 ‘조선 기자재→엔진 제작→선박 건조→에너지 수송·해상 운송’으로 이어지도록 바꿔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STX그룹은 신재새 에너지 사업을 그룹의 블루오션으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자원은 많으나 기술이 부족한 국가의 유전개발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뜻도 함께 밝혔다.

실제 STX그룹은 주요계열사가 모두 나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해 지주사 격인 (주)STX의 전략기획본부 내 그린 테크놀로지(GT)사업팀을 신설해, 계열사로 분산돼 있던 녹색 비즈니스 조직 통합을 단행했다. 원천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개척으로 친환경 산업플랜트와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태양광 사업을 맡은 ‘STX솔라’는 지난해 6월 경북 구미시와 투자양해각서를 맺어 5만7949㎡(1만7529평) 규모의 부지에 연간 1만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50㎿급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STX엔진 역시 1999년 제주 행원 풍력단지를 설립하고, 사실상 국내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주도해왔다. STX중공업도 2014년까지 대구시와 함께 1000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디젤발전기를 대체할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중에 있다.

창업1세대로서 전무후무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강덕수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가 ‘조선업계 신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