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불거진 직장 내 성추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삼성전기가 뒤늦게 ‘억울하다’며 항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 사건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31일 직장 내 성희롱 예방대책을 세우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한 삼성전기를 상대로 패소 결정을 내렸지만, 삼성전기는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기 측은 이번 행정소송 1심 판결문을 상세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서울행법의 이번 결정에 대해 “명확한 처리는 필요하다”며 법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또 국가인권위 권고에 대해서도 “당시 가해자에 대한 충분한 조사 등 내부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을 보이며 억울함을 내비쳤다.
◆“명확한 처리 필요”
삼성전기 성추행 사건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 A 씨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은 2005년까지 1년 반 동안 지속돼 왔다. A 씨는 2005년 6월 이러한 내용을 회사에 고지했지만 삼성전기는 약 7개월 동안 A 씨에게 업무를 주지 않았다.
대기발령 중이던 A 씨는 2006년 부서 배치를 받았지만 제대로 된 업무 배정을 받지 못 한 상태에서 소위 ‘왕따’를 당하다 결국 다른 부서로 쫓겨났다. 참다 못 한 A 씨는 2007년 초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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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불거진 직장 내 성추행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삼성전기가 항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 사건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
A 씨는 이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고 인권위는 1년 후인 2008년 삼성전기에 대해 ‘성희롱 예방’ 관련 권고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이 같은 권고에 불복,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8월31일 패소했다.
재판부는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의 머리나 어깨에 손을 얹고 엉덩이를 친 행위 등은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로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희롱에 해당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성희롱 사건 발생 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신속히 분리해야 함에도 삼성전기는 피해자에 대해 부서배치 및 정식업무를 배정하지 않고 7개월 간 피해자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삼성전기는 가해자와 피해자 간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진위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성희롱 행위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피해 정도, 사실과 다르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이번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권고사항이지만 사실내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기 측은 “피해자는 지난 2005년 TV용 부품 T/F팀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T/F팀이 해체될 당시 부서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며 “당시 가해자에 대해 충분히 조사했고, 피해자도 가해자 처벌보다 부서배치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기는 “회사는 당시 가해자를 조사 했지만 가해자가 그 당시 이미 퇴사가 예정된 직원이었기 때문에 이후 추가 조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당시 피해자도 서울로 부서배치를 원하는 상황에서 7개월 간 자리가 나질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전기는 피해자가 성추행과 관련해 일반 사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규모의 피해보상비를 요구하고 있어 당혹스런 눈치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명확한 처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거액의 피해보상비 요구는 무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법무팀 판단에 따라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기 성추행 사건은 민·형사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형사소송은 삼성전기가 올 6월 승소를 했으며, 이에 대해 피해자가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민사소송도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