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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운전자 유가보조금 카드(좌)와 거래카드.> (사진=한국주유소협회 제공) | ||
충전소에서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율은 1.5%. 정부는 허위 영수증 등을 이용한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속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말 ‘유가보조금 지급 개선방안’을 마련했고 지난 5월1일부터는 화물운전자도 유가보조금 카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충전소와 동일하다.
◆충전업계는 그나마 나은 편
하지만 충전업계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 날로 커지자 정부와 카드사를 상대로 개선책을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충전업계 관계자는 “(유가보조금) 카드 의무화로 인해 연 300억원 정도가 수수료로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서울 일부지역 충전소에서는 카드 수수료로만 연 2억원이 지출되고 있는 등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문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와 관련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결국 우리가 나서서 카드사에다 문제를 건의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상을 해서 예외적으로 개인택시는 1.4%, 또 법인택시는 1.2%의 수수료율을 적용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유소협회도 충전업계와 똑같은 입장을 보이며 화물차의 카드 수수료 인하를 적극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신한카드 양쪽으로부터 아무런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택시보다 화물차가 더 많고 사용량도 두 배 이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수수료 부담도 크다”며 “하지만 정부나 신한카드 모두 주유업계의 이 같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협회는 이번 유가보조금 카드 의무화로 인해 전국 1만2000여 주유소들이 연간 카드 수수료로 1000억원 안팎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화물운전자의 약 25% 정도가 신용불량자”라며 “이에 거래카드(대금 결제기능이 없고 그동안의 거래내역만 확인할 수 있는 카드. 이를 이용해 외상으로 구입, 후에 전액을 갚는다)를 이용해 전액을 결제하는데 거래내역을 전부 인지하지 못하는 시스템 때문에 유가보조금을 못 받는 피해도 발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너무 답답해서 정부가 나서서 신한카드와 주유소협회가 이 문제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당했다”며 “정부도 너무하지만 신한카드 역시 주유소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득만 챙기겠다는 발상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주유소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똑같이 카드 의무화가 된 상태에서 화물차만 다르게 수수료를 적용받는 것부터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며 “신한카드가 택시 연간 사용량에 비해 화물차 연간 사용량이 더 많아 수수료를 인하하면 카드사의 손실 폭이 크기 때문에 이를 쉽게 인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토해양부의 2008년 유가보조금 지급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된 유가보조금의 64.3%가 화물운전자에게 지급됐다. 카드 의무화 사용으로 인해 다른 차량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화물차 수수료는 카드사 입장에선 분명 매력적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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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또 “정부 역시 신한카드가 운송정보망 개발에 따른 비용에 막대한 돈이 지출됐다는 점과 부가통신망(VAN) 지출이 많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신한카드의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토부 “카드수수료 문제까지 신경 못 썼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기본적으로 택시나 화물차 운전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카드 수수료 문제까지 신경 쓰지는 못했지만 그 부분은 카드사와 주유소협회가 알아서 협의를 볼 사안이지 정부가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31일 카드사업자를 두 곳 선정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앞으로 이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운송업계 종사하는 분들이 더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한카드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는 주유소협회 측의 주장에 대해 “신한카드의 입장을 대변한 적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없는 것 같다”며 “카드 수수료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카드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시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신한카드도 입장은 난처하다.
신한카드 측은 택시를 대상으로 한 충전소만 예외적으로 수수료가 인하된 배경에 대해 “충전업계에서 요구한다고 무조건 낮추는 게 아니다”며 “정부에 통보한 뒤 이 문제를 논의하고 난 다음에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사의 이 같은 주장은 ‘카드사 측과 여러 차례 협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 받을 수 있었다’는 충전업계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주유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한편,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한다는 입장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먼저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며 “협회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경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