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7일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 최대주주가 된 가운데 현대상선 임직원은 그룹 차원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일 현대중공업의 지분매입과 관련, "현대그룹 차원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며 "현재 회사 분위기 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날 오전 전인백 기획총괄본부 사장 주재로 그룹의 입장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뒤 오후 회의 결과 발표와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 매입에 대해 명백한 경영권 쟁탈 시도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이 진정 백기사라면 백기사로 믿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매입한 현대상선 지분을 재매도하거나 현대상선 경영권 인수 의향이 없음을 공식 선언하는 등 가시적 조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24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2010년까지 '글로벌 톱 5'에 진입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사세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다 갑작스러운 최대주주 변동사태를 맞게 됐다.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앞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윤리경영으로 기업체질을 강화해 향후 50년, 100년 동안 존경받는 기업역사를 만들어 가자”며 그룹 주력 계열사의 청사진을 밝혔다.
이후 현대상선은 중국-인도 컨테이너선 항로 개설과 부산신항 2항만의 컨테이너선 부두 운영권 획득, 68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상하이(Hyundai Shanghai)’ 호 취항식 등을 전개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올려왔다.
이같은 경영에 힘입어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 컨테이너선의 계절적 비수기 등 경영환경이 불안한 가운데 올해 1분기 순이익 1372억원으로 전기 대비 27.4%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또 경상이익은 139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100억원에 비해 26.5% 늘었고 순이익도 1372억원으로 지난해 1077억원보다 27.4%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976년 아세아상선으로 문을 연 뒤 1980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전용선인 현대1호 취항과 함께 현대자동차 수출의 물꼬를 텄다. 이어 1985년 극동-미주간 컨테이너선단 운용과 1990년 국내 최초 LNG선 운항선사로 선정되는 등 순조로운 사세확장을 거듭해왔다.
당시까지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고 정주영 회장이었으나 1995년 11월 고 정몽헌 회장이 뒤를 이었고 1998년과 1999년 두차례에 걸쳐 서로 자리를 바꾼 뒤 2000년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이후 지난 2004년 현대그룹 비전선포식에서 '2010년 매출 20조원, 재계 10위권 목표, 새로운 비상(飛翔)과 도약을 위한 경영비전을 선포하며 국내 대표선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동해상선(주)와 신한해운(주), 고려해운(주), 한소해운(주), 유코카캐리어스(주) 등을 흡수하며 사세를 키워 한진해운에 이어 국내업계 2위를 고수해왔다.
지난 3월 이재현 대표이사가 정년퇴임으로 물러난 데 이어 노정익 대표가 취임한 뒤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로서의 입지를 다져왔으나 이번 현대중공업 대주주 체제를 맞아 경영권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