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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치솟는 전세금, 뒷북치는 주택 정책

배경환 기자 기자  2009.08.21 15: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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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회사에서 받은 휴가비 20만원, 집주인에게 백화점 상품권 사줬어요. 그런데 너무 적은 액수인거 같아 더 찜찜해졌네요...”

   
영등포구 당산동 강변삼성래미안(78㎡)에서 1억9500만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 김정환씨(32.가명)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 시종일관 전세난이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많게는 1억원씩 올리고 있다는 등의 보도가 이어지다보니 집주인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는 것. 더욱이 김씨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최근 전세가 2억3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전세금이 올라갈 것은 불보듯 뻔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세입자들이 집주인에게 선물공세를 펼치는 것은 물론 집에 하자가 발생해도 본인이 직접 고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동안 저평가 받아왔던 강서구에서는 이제는 평형을 막론하고 집 상태만 좋으면 금액을 올려서라도 계약하려는 대기수요가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반면 집주인의 기세는 무섭다. 누구는 얼마를 올렸고 누구는 새로운 세입자로부터 얼마를 받았는지 등 전세금 올려받기 경쟁이 등장한 듯 싶다.

그러나 상황이 이런데도 담당부처인 국토해양부는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는 23일 발표될 전세난 해소 대책에는 도심형 생활주택 조기 공급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지만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나온 정책은 결국 ‘헛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물론 입주 물량이 조기에 공급되면 전세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세자금 대출이 확대되는 것 역시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극심한 전세난이 순식간에 부동산 광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가을, 일부지역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 공급량을 늘렸던 정부는 곧바로 부동산 광풍을 경험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숫자로 변형된 수요와 공급량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흐름과 사람들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수요와 공급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