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최근 불거진 금호건설의 입찰 로비의혹과 관련해 이제는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고쳐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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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최근 주택시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중견건설업체와의 갈등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대규모 사업이 예정돼 있어 로비와 담합은 더욱 교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비행위, “강력한 조치 필요”
감사원은 지난해 7월 턴키입찰방식에 대해 “예산 낭비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중소형 건설업체들도 “업체간 가격경쟁이 없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가격으로 건설업체에게 이득을 주는 것은 물론 일부 재벌 건설업체들의 사업 독식으로 인해 건설업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턴키방식에 대한 폐지 의견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1993년부터 2008년까지의 뇌물사건 중 건설사가 관여된 사건은 5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공공공사 발주에서는 턴키발주 방식이 부패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번 파주 교하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입찰 로비의혹 사건에서도 입찰에 참가한 다른 대형건설업체 3곳 모두 로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턴키방식으로 발주하는 대형공사의 경우 로비와 담합 문제는 심각해진 상태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턴키방식으로 발주한 모든 공사에 대해 가격 담합과 평가위원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 엄밀히 조사해 부정이 있다면 모두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공사만 수주하면 뇌물액의 몇 백배는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각종 이권과 관련된 관료들에게 로비를 한다”며 “부패에 대해 경미한 과징금만 추징되는 현 상황에서는 사업권 박탈, 영업정지, 책임자 및 관련 형사처벌, 부당이득금의 몰수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턴키입찰을 포함해 국가재정이 투입되는 토건사업의 입찰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입찰참가기업들에 대한 가격, 평가위원 명단, 평가내용, 사업타당성조사, 예산산정근거, 환경영향평가 등은 항시 투명해야한다”며 “국민 세금으로 추진되는 모든 토건사업에 대해 입찰과정과 사업추진 내용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비리 ‘천태만상’
건설업계가 비리로 얼룩지는 일은 턴키입찰 과정뿐만이 아니다. 건설사의 비자금 문제 역시 사회문제로까지 불거지며 줄곧 등장했다.
이에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회계의 특성상 장부조작이 용이하고, 이중계약을 통한 원가 부풀리기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사업현장별로 시공방식과 공급자재 등이 표준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제조업 등과 달리 검은 돈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언급했다.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도 천태만상이다.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하도급 업체나 자재 납품업체들에게 납품 및 하도급비용을 실제 금액보다 부풀려 계산하도록 하는 ‘원가부풀리기’부터 시행사나 분양대행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도 이뤄지고 있다.
설계변경은 비자금 조성의 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계변경이 받아들여져 해당 도로공사구간이 길어지면 해당 시공사는 당초 공사를 낙찰 받았을 때의 금액보다 더 많은 시공비를 청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조성된 비자금 역시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실제로 벽산건설의 경우 지난 2006년 회사 돈을 빼돌려 총 1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와 금융계를 상대로 로비를 시도한 회사 관계자 두 명이 검찰수사를 받았다.
대표가 직접 관련된 비리도 발생했다. 신창건설 김영수 회장은 13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선급금 보증서를 발급받아 발주업체로부터 150억원대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 4월 구속됐으며 극동건설 김용산 전 회장도 2005년 허위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549억원을 분식회계한 뒤 개인용도로 80억원을 사용해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SK건설은 2006년 조합원 로비 명목으로 협력업체에 줄 돈을 부풀려 지급했다가 돌려받는 방법으로 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던 회사 관계자가 구속됐으며 대림산업은 2005년 하도급업체를 통해 공사비를 부풀리고 공사대금 영수증을 거짓으로 꾸미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밖에도 포스코건설은 2002년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사업 인·허가 비리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으며 두산건설 역시 1999년 협력업체에 외주 공사비를 과다 지급한 후 차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현행법상 턴키로비나 비자금 조성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결국 개인이 뒤집어쓰고 회사는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는다”며 “관련법이 하루 빨리 정비돼야 건설비리는 물론 대형건설사와 중소형 건설사간의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