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05년 6월 이후 4년만에 서울시 택시기본요금(2km 기준)이 인상됐다. 물가상승률 및 경영난에 허덕이는 택시업체들을 고려해 확정된 인상안이 시행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중형택시만 기본요금이 500원 인상(12.64% 인상)됐지만 거리요금 및 시간요금은 동결됐다. 하지만 승객은 줄고 기본요금 인상과 더불어 택시기사들이 회사에 내야하는 ‘사납금’이 올라 기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을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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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 택시기본요금이 오른 뒤 2km대를 오가는 승객이 줄었다. 때문에 기사들은 사납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 중구 명동에 줄지어 있는 택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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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상으로 손님 줄어 큰일”
“차라리 기본요금이 인상 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대체 누굴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습니다”, “고용주에게만 유리할 뿐 기사와 승객에게는 외면 받는 정책이에요” 서울시의 택시기본요금이 오른 뒤 기사들의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데다 택시비까지 올라 손님이 줄고 있는 것. 승객을 목적지까지 모시고 돈을 벌어야하는 기사들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줄어 고민이 크다.
특히 기본요금이 적용되는 구간인 2km이내의 손님이 가장 크게 줄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태평운수 허도영 기사는 “가격인상 이후 보름동안 손님들이 정말 안탔다”면서 “요즘은 그때에 비하면 좀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먼 곳은 종전과 비슷하게 탑승하지만 기본요금 적용구간은 손님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극동운수 이찬호 기사는 “손님을 태우기까지 1시간30분을 빈차로 다녀본 적이 있다”며 “아마 그때가 (택시)요금 인상 이후 가장 오랜 시간동안 빈차로 운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격상 한군데 오래 대기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성격이 못돼 많이 돌아다니지만 가스비(LPG)가 많이 들어 요즘은 역 주변에 있기도 한다”고 했다.
기사들의 말에 따르면, 요금이 인상된 지 두 달 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기본요금과 관련해 오해를 갖고 있는 손님도 종종 있다. 거리요금(144m)과 시간요금(35초)은 오르지 않았지만 다른 부문까지 모조리 다 오른 것으로 알고 택시 이용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납금 상승, 기사들 ‘죽을 맛’
승객이 줄어 수입이 자연스레 줄어든 기사들은 또 다른 걱정거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승한 사납금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기본요금이 인상되면서 택시회사들은 사납금을 평균 1만2000원이상 올렸다. 택시기본요금이 올랐지만 승객이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에 훌쩍 뛰어버린 사납금을 채우려는 기사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택시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사들은 하루평균 9만5천원에서 10만5000원 사이의 사납금 부담을 안고 있다. 야간 운행시 최대 11만7000원의 사납금을 내기도 한다.
사납금 채우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자주 벌어진다.
상록운수 김병수 기사는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에 12시간을 근무한다”며 “만근이 26일인데 대부분 만근을 채우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한 달 26일 근무기준으로 1일치 사납금 인상분(1만2000원)만 쳐도 한 달이면 31만2000원이란 적지 않은 액수가 나온다”며 “이 금액들을 채우지 못하면 가차 없이 월급에서 공제한다”고 설명했다.
중앙교통 최갑성 기사는 “8만5000원에서 9만7000원으로 사납금은 올라갔지만 손님이 없어 벌이는 시원치 않다”고 말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바짝 벌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사납금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