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건설사, ‘폭탄’ 돌리며 숨 고른다?

“미분양, 일단 막고 보자” 후유증…돈 안돌아 건설사까지 위험

배경환 기자 기자  2009.08.11 16:11:5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지방 미분양이 감소했다지만 딱히 피부로 와 닿지는 않습니다”(B건설 관계자)

“지방 사업장에 막아야할 돈이 있어 수도권 사업장에 들어온 중도금이나 잔금을 지방으로 돌릴 때도 있습니다”(H건설 관계자)

지방에 사업장을 연 일부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예상보다 높은 계약률을 기록하고도 중도금과 잔금 회수가 늦어져 거래은행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경우도 나타났다.

   

지난 4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6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가구는 14만5585가구로 전월(15만1938가구)대비 6353가구가 감소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11만9961가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4633가구가 줄어들었고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던 준공후 미분양도 1000여가구 이상이 감소했다.

이 같은 미분양 감소 추세에 정부는 “미분양 해소대책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정작 건설사들은 수도권 사업장에서 발생한 현금을 지방으로 보내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약이 끝이 아니다”

지난 6일에는 중견건설업체 (주)현진이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에버빌’이라는 주택 브랜드로 알려진 현진은 올해 초 건설사 구조조정에서 B등급을 맞으며 재무상태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특히 2007년에 시작한 지방 사업장이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하고 해외 사업에서도 자금난을 겪는 등 누적된 유동성 문제로 채권단의 자금을 요청한 것이다.

시장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현진의 숨통을 죈 것은 악성 미분양과 계약을 하고도 입주가 늦어져 발생한 자금 문제다. 입주가 늦어지는 원인은 기존 주택을 처리하는 과정이 지연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살던 집을 팔거나 전세로 돌려야 중도금과 잔금이 마련돼 입주가 가능해지지만 지방 시장의 경우 집이 팔리지도 않고 전세로 빠지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한 중견건설사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옛날에는 계약만 끝나면 현장 직원들은 다들 휴가 분위기를 냈지만 이제는 잔금이 들어와야 숨을 돌린다”고 밝혔다.

◆‘폭탄’돌리며 한숨 

지난해 부산에서 중소형 위주로 소규모 분양에 나섰던 H건설도 최근 자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른 사업장에서 발생한 자금을 빌려와야하는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아직 처리하지 못한 공사비가 많이 남아있어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다른 사업장에서 돈을 빌려쓰는 방법은 말 그대로 ‘폭탄’ 돌리기”라며 “빌려준 사업장에서 갑자기 자금이 필요해질 경우에는 결국 두 사업장 모두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은행 눈치를 보는 것보다 일단 돈을 돌리는 게 맘은 편하다”며 “이런 문제로 은행에 손을 벌리면 다른 사업을 시작할 때 문제삼을 것이 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한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폭탄 돌리기는 결국 임시방편으로 사업 위험성은 물론 건설사 자금부분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미분양 해소를 위해 대출규제 등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건설사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시스템 정비 또한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