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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인 KOIS가 지난 27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64.4%가 ‘사실상의 날치기 통과로 잘 못된 일이다’고 답했다. ‘야당의 대화거부 등 반대가 계속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의견이 28.0% , ‘잘 모르겠다’는 7.5%의 순서로 집계됐다.
특히 ‘사실상의 날치기 통과로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은 호남지역, 40대 이하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야당의 반대가 계속돼 어쩔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은 서울과 PK(대구․경북)지역, 50세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이 각각 더 우세해 대비를 보였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대한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그간 미디어 관련법안의 처리에 대해 반대여론이 월등히 우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적 실망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연말과 연초의 국회 폭력사태 발생으로 인해 국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큰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법안 통과가 이루어졌다는 점도 결과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다른 조사기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겨레 리서치플러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디어법 통과에 대해 26.4%가 ‘잘한 일’이라고 답한 반면, ‘잘못한 일’이라는 답변은 63.5%나 됐다.
◆직권상정, ‘부적절한 결정‘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미디어 관련법 직권상정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결정이었다’가 65.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의견은 이보다 낮은 28.0%였고,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6.8%였다. 특히 ‘부적절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은 인천․경기와 호남지역, 20~40대에서 특히 높았다. 반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의견은 서울과 영남지역, 50세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한편, 지지정당별로는 결과가 달랐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각각 더욱 우세했다.
여야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국민 다수여론이 미디어법 통과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의장이 소속 정당이었던 여당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대리투표 무효 주장, ‘공감 간다’
‘미디어법 통과 과정에서 재투표와 대리투표 등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미디어법 통과는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 공감도가 매우 높았다.
‘공감가지 않는다’는 의견은 24.1%에 그친 반면 ‘공감이 간다’는 의견은 이보다 월등히 높은 62.4%였고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1.7%였다.
‘공감이 간다’는 의견은 지역과 성, 연령을 막론하고 우세한 가운데 특히 호남지역과 20~30대 젊은층에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한나라당 지지층에서서도 무효주장에 대해 ‘공감이 간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게 나타났다.
반면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은 서울과 TK지역, 50세 이상에서 전체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그쳐 미디어법 통과 과정에서 재투표와 대리투표 등으로 인해 법안이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공감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미디어법 통과 직후인 지난 25일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미디어법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의견이 43%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무효 공감도가 64%로 더 높게 나타난 걸로 보아 이는 법안 통과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대리투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입장 변화, ‘실망스럽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초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가 결국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다수의 의견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실망스럽다’라는 의견이 60.3%였고 ‘특정 정당 소속 의원으로서 당론을 따른 것으로 이해가 간다’는 의견은 33.7%였다. 한편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1%였다.
‘실망스럽다’는 의견은 인천․경기와 호남지역, 20~40대, 민주당 등 야당 지지층에서 특히 높았다. 반면, 영남지역, 50세이상,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이해가 간다’는 의견이 ‘실망스럽다’는 의견보다 더 우세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미디어법 정국에서 강행처리 반대의사를 밝혔다가 결국 찬성입장으로 돌아선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일관성도 없고 명분도 없었다’는 여론이 57.1%로 높게 나타나 실망감이 매우 큰 것으로 보였다.
여권 지지층 외에 반여권 성향층으로부터도 높은 지지와 호응을 얻어 온 박 전 대표는 이번 일로 차기 대권 유력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겠으나, 반여권 성향층의 박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이전에 보여주었던 여론 영향력은 일정부분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쌍용차 공권력 투입 ‘반대’
평택의 쌍용차 공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노동자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권력 투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4.6%로 높게 나타났고 ‘찬성한다’는 28.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6%였다.
‘반대’ 의견은 호남지역, 20~40대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고 ‘찬성’ 의견은 서울과 TK지역, 50대 이상에서 전체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지정당별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의견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의견이 각각 더 높았다.
쌍용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에서 공권력 투입을 고려하고 있으나 공권력 투입 반대 목소리가 50%를 넘어섰다. 이번 쌍용차 사태는 과거 임금인상 등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파업과 달리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문제로 이해되면서 국민들이 일정부분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현 정부 들어 경제정책이 노동자들보다 기업을 우대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파업 해결을 위한 공권력 투입을 반대한다는 여론이 높게 나오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조사는 7월27일, 전국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 응답시스템으로 조사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