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천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 부실 누수사고로 인한 피해 입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주거공간은 의식주의 기본 축임과 동시에 가장 핵심적인 재산 중 하나다. 어떤 이들은 전 재산을 쏟아 붓다시피 해서 이 곳 아파트를 구입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누수로 인해 이들이 겪고 있을 고통과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피해 규모는 다르더라도 기자가 만난 피해입주민들은 거의 모두 불쾌・불안・불편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시공 당사자인 포스코건설은 ‘나름대로 보수공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또 책임지고 입주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입주민들에게 포스코건설은 무성의하기 그지없는 집단이다. 집 안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고 있지만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낼 양동이와 수건 몇개 던져놓고 가는 포스코건설 측의 대처에 피해자들은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쯤 되면 입주민들이 득달같이 들고 일어나서 시공사 측을 사단이라도 낼 법해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이들이 있는 반면, 입주지원센터에서는 시공사 측 관계자들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다가도 기자에겐 이런 울분을 숨기는 이들도 있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피해를 적극 알려야 한다는 쪽과 이 사태를 외부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는 두 입장이 나뉘어져 있다. 사태를 지켜보면서 중립을 유지하는 이들도 있지만 크게는 양갈래다. 알리기를 꺼려하는 측은 자칫 부실시공이 세상에 알려지면 집값이 하락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부실시공 때문에 속은 시커멓게 타 들어가지만 재산 가치가 떨어질까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입을 꾹 닫고 있는 모양새다.
기자는 피해 입주민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자칫 울화병이 나지 않을까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야말로 명백한 ‘이중고’처럼 보였다.
한 피해입주민은 “얼마 전에 우리집 근처로 신혼부부가 이사를 왔는데 빗물이 새는 것을 보고 속았다는 생각에 마음고생이 매우 심한 것 같았다”며 “다들 쉬쉬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속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또 있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 역시 “피해 입주민들이 실제로 집값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면서 “조용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분들은 다들 이런 걱정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입주민은 “회사가 우리한테 빗물 누수현상이 발생되고 있는 곳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말 것을 부탁했다”면서 “혹시 만일 외부에 알렸다가 A/S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해서 공개하기가 어려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입주민은 “누구 하나 앞장서서 이를 알리지 않는 마당에 괜히 나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피해 입주민들 중에는 문제를 자꾸 숨기려는 이들이 있는데 피해 입주민과 그렇지 않은 입주민 모두가 하나 돼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더라도 시공사가 좀 더 하자보수에 성의를 보이지 않겠나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입주민들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을 너무나 잘 아는 포스코건설이 사후 대처에 너무 느긋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