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새고, 벽이 갈라지고, 곰팡이가 피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부실공사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하자보수를 책임지겠다고 나섰지만 입주민들의 원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높은 분양가에도 큰 인기를 모았던 터라 입주민들의 배신감은 크다. 최근 충격적인 현장을 취재했다.
“아직까지도 개선된 것이 전혀 없어요. 처음에는 (외부 유리벽에) 실리콘을 다시 바르는 작업을 하더라고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비가 내리면 또 다시 (빗물이) 흘러 내려요. 이제는 이것도 믿을 수가 없어요.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올해 초 이 아파트에 입주한 A 씨. 그는 “화장실 누수현상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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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물이 새는 누수현상으로 인해 곰팡이가 발견되고 있는 등 심각하게 훼손된 실내 벽면. |
그는 입주한 지 6개월 동안 화장실에서 빗물이 새는 장면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빗물을 맞으며 용변을 볼 때도 있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A/S 공사가 진행됐지만 비가 내릴 때마다 어김없이 누수현상이 발생했다.
◆200여 가구 피해 발생
A 씨는 지난 1월 입주 직전 잔금을 치르며 자신이 입주할 곳을 구경했을 때 화장실 외부 유리벽에서 누수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즉시 관리사무소에 알렸다. 당연히 조치가 됐을 것으로 여기고 입주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이미 5~6차례에 걸쳐 이런 작업(외부 유리벽 이음새 실리콘 마감 공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같은 부분에서 빗물이 새고 있는데 아무래도 원인이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작업만이 반복되고 있어 회사나 관리사무소에 아무리 항의해 봐도 고쳐주겠다는 답변만 있을 뿐 더 이상의 답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곳 더샾 퍼스트월드 피해 입주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이 같은 피해를 건의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복수의 피해 입주민들에 따르면, 빗물 피해는 다른 피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벽이 갈라지고 곰팡이가 피는 등 약 별별 하자 때문에 200여 가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피해 사실에 대한 포스코 측 입장은 달랐다.
포스코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80여명의 CS팀을 운영해 누수원인을 파악해 제거하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 약 40여세대에서 누수현상이 발견됐고 더 이상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 규모가 매우 큰 세대가 있다면 당연히 거기서부터 보수공사를 실시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누수현상은 7월9일을 전후로 해서 드러났을 뿐 그 이전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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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유리벽 실리콘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피해 입주민들은 이 같은 공사가 예전부터 있었지만 누수현상은 막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
누수현상 원인에 대해서도 “외부 유리벽과 벽면 이음새 부분의 코킹 부분에 문제가 있어서 그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 외 다른 원인은 없다”고 했다.
◆“브랜드 때문에 믿었는데…”
21일 오후 4시경 입주지원센터에서는 상당수 입주민들이 피해 문제 때문에 관계자들에게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지원센터를 방문한 한 입주민은 “입주한 뒤 벽지에 습기가 많고 곰팡이가 발견되고 있어 누수현상 같아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검사 결과 이상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을 뿐 아무런 조치도 없다”며 “도대체 어떻게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럴 때마다 엄청난 부실공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도 “브랜드 때문에 집은 잘 짓는 회사로 믿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당장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피해 입주민들이 아닌 이들까지도 포스코건설의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하자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B 업체 관계자는 “일단 전체적으로 실리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부실시공”이라며 “하지만 이것만으로 빗물이 새는 원인을 파악했다고 볼 수도 없고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포스코가 이를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숨기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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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물과 함께 강풍이 스며들고 있는 거실 천정. 노랗게 입혀진 부분 끝에서 빗물이 들어와 없어진 천정 일부는 물에 젖어 뜯겨진 상태다. | ||
피해 입주민 C 씨의 집은 내부 한 쪽이 아수라장이었다. 비가 내리면 물이 내부 유리벽을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통에 빗물을 받아내는 물통이 거실 한 구석에 있었다. 유리벽은 빗물이 물통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비닐을 붙여 놓아 가정집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흉측스러웠다. 이 같은 조치는 또 다시 비가 내리는 것에 대비해 회사 측이 마련한 나름의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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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물이 새어 나와 비닐과 물통, 걸레가 비치되어 있는 거실 내부. 엄청난 양의 빗물 피해를 입었던 가운데 장마철을 맞아 회사 측에서 조치해 준 것이다. | ||
천장 일부는 빗물에 젖어 감전사고가 우려돼 전등과 콘센트가 제거된 상태였다. 벽면 곳곳에서 곰팡이도 발견됐다.
B 씨는 “물통에 물이 금방 차기 때문에 이를 빨리 갈아줘야 한다”며 “단순히 빗물만 새는 것이 아니라 (빗물이 새는 부분에서) 강풍으로 인해 추위도 심한데, 회사가 고쳐주겠다고 하면서 외부 유리벽 실리콘 공사만 할 뿐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