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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미분양, ‘건설사 옥죈다’

“합리적인 분양가 위해서는 수익보장이 필요”

배경환 기자 기자  2009.07.22 11: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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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내부 직원들을 현장으로 계속 보내고 있는데도 힘드네요…”

중견건설업체인 A건설은 지방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지난해부터 한 부서 전체를 현장으로 파견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할인 분양’을 비롯한 각종 혜택도 내걸었지만 문의전화가 다소 늘어난 게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분양일정을 미루는 업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사업계획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잡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미분양 해소, 지방은 “심각…”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5만1938가구로 최고치(16만5599가구)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보다는 1만여 가구 이상이 감소했다.

실제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12월을 기준으로 5월말에는 26%, 가구로는 4000가구가 넘게 줄었다. 한 달 평균 800가구씩 팔린 셈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진 소장은 “양도세 감면 등의 정책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서초구 반포를 비롯해 광명시 소하지구, 광명역세권지구, 청라지구 등 입지여건은 좋았으나 불경기 탓에 분양성적이 좋지 않았던 곳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미분양이 급하게 소진되고 있다.

반면 최근 전국 민간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로 분양한 아파트가 연이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고 지방에는 청약률이 ‘0’인 사업장이 등장하면서 해당 지역의 분양 물량은 고스란히 미분양으로 남고 있다. 더욱이 지방에는 5월말 기준으로 12만4594가구의 미분양이 쌓여있는 상황으로 지난 2008년 초 10만을 넘어선 이후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역시 최고치인 전국 5만4141가구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중 5만1956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다.

◆프리미엄 열풍
지방과 달리 수도권 분양시장의 수요가 살아나자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중인 건설사들이 각종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미분양 아파트 판매가 중도금 무이자나 계약금 정액제 등의 혜택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분양가를 대폭 인하하거나 프리미엄 보장, 경차 제공 등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분양중인 ‘중앙하이츠’는 입주 때까지 시세가 오르지 않을 경우 주택형별로 5000~7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보장하고 있으며 중도금 60%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도 실시하고 있다.

분양가 할인은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문제라는 부작용으로 수도권에서는 찾기 어렵지만 판촉활동이 강화되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서 성원건설이 ‘상떼빌 1~2차’ 분양가를 15% 할인하고 있으며 신봉동 ‘센트레빌’을 비롯해 신봉동 ‘동일하이빌’, 풍덕천동 ‘상떼빌’등도 10~15%까지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서울에서는 분양가를 50% 가까이 내린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유진스웰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가를 30~43% 내려 잔여가구 분양에 나선 것. 분양가 할인 외에도 대출 이자, 등록세, 발코니 확장비용 등을 지원해 원래 가격의 절반에 분양하는 셈이 됐다. 이로써 분양가격이 17억2900만원이었던 162㎡ 12층은 43%가 내려 9억8400만원에 분양되고, 2층 171㎡는 최초 분양가보다 30% 싼 7억6800만원선에 공급하고 있다.

◆일시적인 마케팅, 악순환 초래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을 털기위해 도입되는 마케팅의 대부분은 분양가를 내리겠다는 것으로 이는 기업 이미지는 물론 사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주택전문건설업체의 경우 분양가를 낮춰 미분양을 털더라도 할인으로 발생한 손해를 다음 사업지에서 거둬야하는데 이 역시 미분양이 나면 또 할인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미분양 해소 대책도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6월 11일, ‘지방 미분양 취등록세 세율 1%완화, LTV 규제완화’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지방 미분양 대책’을 내놓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지방 미분양은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6월 당시(12만8308가구)보다 고작 3714가구가 줄어들었을 뿐이다.

이와 관련 한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출규제 완화 등 각종 규제완화도 중요하지만 건설사들이 합리적인 분양가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건설사들의 수익이 보장되는 시스템 또한 확실히 마련돼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