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미디어법 합의처리해라, 여론독과점을 막는 장치가 중요하니 매체합산점유율을 도입하라는 박근혜 전 대표님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제 한나라당이 의총에서 대표님의 의견을 100% 수용해서 미디어법 최종수정안을 확정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가구구독률 25% 이상 신문사는 방송진입을 금지하겠다.’는 이색적인 대안이 눈에 띄었습니다. 진정 이것이 박 전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여론독과점을 막을 장치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신문의 여론지배력을 측정하는데 가구구독률을 쓴다니요? 한나라당 표현으로 OECD 국가 중 단 한 국가도, 아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여론지배력 측정에 구독률이라는 개념을 쓰지 않습니다.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쓰는 것입니다. 못을 박는데 망치를 쓰면 간단한 일을 왜 두부로 못을 박으려하겠습니까?
박근혜 전 대표님,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우리나라 7대 일간지의 가구구독율을 다 합쳐도 30%가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모든 스포츠신문, 지역일간지, 경제일간지, 종합일간지를 다 합친 가구구독률의 합이 34%입니다.
또, 한나라당은 가구구독율을 방송시장 시청점유율과 합산하여 매체점유율을 구하겠다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가구구독율을 시청점유율과 합할 수가 있습니까? 이 둘을 합할 수 있다면 이것은 노벨수학상감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님, 대체 어떻게 세계 13위 경제대국의 집권당이 가구구독률로 신문의 여론지배력을 측정하겠다는 해괴망측한 주장을 할 수 있습니까? 이제 한나라당은 공정거래법까지 바꿔야겠습니다. 이동통신 시장의 시장지배적사업자 기준을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기준이 아니라 가구이동통신이용률을 따로 조사해서 정해야하는 것입니까?
이제 한나라당은 염치도 체면도 명예도 다 버린 것입니까? 우리나라 7대 일간지의 구독률을 모두 합한 신문사가 방송시장에 들어와서 MBC와 SBS의 점유율을 합한 점유율이상까지 가져라! 이렇게 철저하게 여론독점을 보장하는데 지분제한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박근혜 전 대표님께 다시 여쭙니다. 이것이 대표님께서 언급하셨던 여론독과점을 막는 장치인 것입니까? 이것이 대표님께서 언급하셨던 매체합산점유율의 실체였습니까? 한나라당 의총에서 누가 이 안을 소개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구구독율 기준 25%’는 국민만을 속인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 전체를 기만한 것입니다.
당론으로 확정된 것을 보면 박근혜 전 대표님도 속고 한나라당 의원 169분들도 속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님, 저는 사실 국회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딱 한 가지는 알고 있습니다. ‘법은 지켜야 한다.’는 것 입니다.
지난 2005년 1월에 통과된 신문법을 아시지요? 여야간 이견이 작지 않았지만 신문사의 부수공개 의무화에 대해서는 그리 이견이 없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신문의 부수공사가 안 되었기 때문에 신문법 16조에 신고의무 조항을 넣은 것 아니겠습니까? 또, 판매부수는 세금을 걷는 과세기준으로도 쓰여야 할 자료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신문의 부수를 모릅니다. 한나라당은 법을 지키지 말라고 방조하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통과시킨 미디어법을 지키라고 어떻게 요구할 수 있습니까? 신문의 판매부수조차 모르는 데 신방겸영을 거론하는 것은 대학에 입학 하고나서 입학시험을 치르라는 것과 같습니다.
신문사가 법대로 부수를 공개하고 그 부수 점유율을 기준으로 방송 진입자격을 논하면 될 일을 왜 굳이 ‘가구구독율’이라는 국가 망신시킬 개념까지 거론하는 것입니까? 여야가 ‘신문의 가구구독률이냐 점유율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다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기사를 기대했던 것일까요?
박근혜 전 대표님, 제가 제시한 기준은 신문사 판매부수 점유율 10% 미만 신문사의 진입 허용입니다. 특정 언론을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 고민했습니다. 현재 여론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종합일간신문이 우리나라에 11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11개 신문사간에 여론독과점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그 수치가 바로 9%입니다. 여론독과점이 없다면 모두 들어오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공정거래법에 비하면 다소 엄격한 기준입니다. 그러다 이토록 여야가 대치하고 지난 반년동안 국회를 마비시킨 이슈인데, 최소한 이런 단계는 거쳐야하지 않겠습니까? 시행 해보고 문제없으면 더 푸는 것이 상식 아닙니까?
박근혜 전 대표님, 지금까지 행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국민의 60% 이상이, 그리고 80%에 육박하는 신문방송학 교수와 업계 종사자들이 미디어법 통과에 반대했습니다. 박 전 대표님은 진정 이런 설문결과가 언론노조나 야당의 홍보효과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박근혜 전 대표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상당수의 국민 역시 미디어법 통과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외람되게 공개적으로 여쭙는 무례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국회의원 이용경뿐아니라 박 전 대표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이 박 전 대표님께 드리고 싶은 질문일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표님이 일관되게 주장해 오신 정도정치, 국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가 이런 것은 아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