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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 ‘생존과 몰락’의 법칙

자금줄 움켜쥔 항공사 ‘훨훨’…돈·전략 없으면 결국 ‘자멸’

이광표 기자 기자  2009.07.21 1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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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저가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항공사 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침체와 자금난 등 난세 속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항공사가 있는가 하면 국적 항공사 및 대기업의 자금력을 등에 업은 항공사는 일찌감치 국제선을 준비하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국내가 좁다’ 해외로 날개 짓

대기업의 자금줄을 움켜쥐고 기존 항공사보다 저렴한 요금을 내세운 일부 저가항공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국내선에서 국제선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전망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이자 지난17일, 첫돌을 맞은 진에어는 오는 10월29일 인천~방콕, 인천~마카오 2개 국제노선을 동시 취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5개 국제선을 운항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방콕 노선의 경우 국내 항공사가 운항하지 않는 오전 시간대를 공략해 외국 항공사들이 가지고 있는 노선 점유율을 뺏어 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고, 마카오 노선은 국적항공사가 아직까지 정기운항하지 않는 신규노선으로 ‘아시아의 라스베가스’로 부상하고 있는 마카오 신규취항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김재건 진에어 대표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진에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안전성과 기존 항공사보다도 훨씬 싼 항공료와 우수한 서비스로 진정한 저비용 항공사로서의 경쟁력을 탄탄하게 갖췄다”면서 “이제 국제선 취항을 통해 그 진가를 보여줄 때가 됐고, 더불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환경 캠페인도 전개하여 사회적 책임도 다하는 항공사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가항공업계가 생존과 몰락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새로운 승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의 항공기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2005년 제주도민의 항공료 부담 경감과 제주 관광객 유치 증대를 위해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공동 출자해 탄생한 바 있는 제주항공은 저가항공사로는 가장 먼저 국제선에 뛰어들었다.

현재 인천~오사카, 인천~기타큐슈, 인천~방콕 등 3개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경기침체와 신종 플루 등 악재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저가항공의 국제선 취항 초기 인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만은 아니다.

또한 오는 29일부터 8월26일까지 총 18편의 인천~태국 푸켓 노선에 전세기를 추가 운항할 계획을 최근 새롭게 밝혔고, 오는 10월1일부터 12월3일까지는 김해공항을 기점으로 푸켓 노선에 총 38편의 전세기 운항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내년 3월 국제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에어부산도 성공적인 국제선 신규취항에 절치부심이다. 올 상반기 에어부산의 운항률과 정시율(5분 기준)은 각각 98.7%와 89.7%로, 국내 모든 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해 안전과 신뢰성을 입증했으며, 여객 수송실적 면에서도 지난 6월 한달간 총 11만5516명의 승객을 수송해 앞서 취항했던 저비용항공사를 앞지르며 수송실적 1위를 차지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상반기에 이뤄 놓은 실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최고의 운항률과 정시율로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편리한 스케줄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로 꾸준히 사랑 받는 항공사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전라북도에 기반을 둔 이스타항공은 파격적인 운임료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실속 있는 성적표를 내고 있다. 올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추석연휴 예약과 함께 대규모 증편 및 전 노선 최대 20% 할인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내세웠으며, 내년 국제선 취항을 목표로,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 춘추항공과 제주~상하이 노선 취항을 위해 좌석을 공유하기로 하는 협정도 맺었다.

◆몰락하는 항공사 ‘날개가 없다’

반면 대기업을 등에 업지 못해 경쟁력에서 밀렸거나, 부실한 전략과 노하우로 몰락을 맞고 있는 항공사들도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국내 첫 저가항공사로 청주에 기반을 두고 시작했던 한성항공은 지난 15일 부정기 항공운송사업등록 취소 처분 절차에 들어가며 운항중단 위기에 놓였다.

한성항공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적자가 270억원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새로운 투자유치나 회생방안을 내놓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사업등록 취소 절차에 들어간 현재로서는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조한 탑승률로 지난해 6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영남에어 역시 지난해 말 최종부도 처리됐으며, 울산에 기반을 둔 코스타항공 역시 새로운 투자자 유치계획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사업등록 취소 처분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저가항공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항공업 실정에 대해 잘 모른 채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생산성은 크게 떨어지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탄탄한 자본마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항공업계”라고 분석했다.

물론 살아남은 항공사들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잇달아 눈을 돌리고 있지만 외국 항공사와의 치열한 승부도 기다리고 있어 철저한 준비태세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저가항공 업계가 향후 어떠한 판도로 흘러가게 될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